복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대선

2012. 12. 10. 오전 7: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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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대선] <상> 제 18대 대통령 선거와 그리스도인의 자세

 

그리스도인의 책임있는 선택, 사회 복음화의 첫발

 
18대 대통령선거가 10일 남았다. 아직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각 후보의 선거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사람 됨됨이를 살피라고 하지만, 비슷한 공약과 객관적 정보 부재로 판단이 쉽지 않다.
 투표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표현이자 권리 행사다. 가톨릭교회는 여기에 더해 사회복음화 수단으로도 본다. 그리스도인이 한 표를 더 신중하게 행사해야 하는 까닭이다.
 
 평화신문은 그리스도인 유권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대선 특집 '복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대선'을 2회 보도한다. 첫 순서로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와 정의평화위원회가 11월 27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제18대 대통령 선거와 그리스도인의 자세'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 주요 내용을 싣는다. 김형준(다니엘, 명지대 정치학) 교수와 박동호(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신부가 발제하고, 이정희(베드로, 한국외대 정치학) 교수와 김녕(엠마누엘, 서강대 인문교양학부) 교수가 논평했다.


▨ 제18대 대통령 선거와 한국 민주주의 현실
 김형준 교수는 '제18대 대통령 선거와 한국 민주주의 현실' 발제에서 "18대 대선은 과거와 비교해 후보 간 차별성을 가져올 쟁점(정책)도, 후보에 대한 치열한 검증도 없다"며 "권력을 잡기 위해 상대방 흠집내기와 표를 의식한 선심성 공약만 난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그리스도인의 투표는 사회복음화를 이루는 수단입니다."
김형준 교수가 대통령 선거와 그리스도인의 자세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김 교수는 "민주주의 근간인 정당정치의 위기가 이러한 현상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정당은 국민 이익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 후보자를 추천,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형성해야 하지만, 한국 정당들은 인물과 지역중심 연대로 정파적 이익을 추구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강제적 당론 정치로 이어지고 여야 간 갈등 고착화와 비생산적 정치구조를 만든다. 대화와 타협, 관용이 실종되고 극단과 배제의 정치가 주를 이룬 까닭이다.
 김 교수는 "여야 정당이 정치 쇄신에 성공하려면 '최고 권력자의 의지가 있을 때 개혁이 가능하다'는 오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국회의원 스스로 정당 민주화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역사의식을 갖고 계파정치를 종식시킬 때 진정한 쇄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존의 권력자를 중심으로 힘에 의존하는 개혁은 반대 입장을 가진 이들을 설득하는 데 한계에 부딪치기 마련이다. 김 교수는 좋은 후보 선택을 위한 십계명<표1>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대화와 타협이 민주주의 대원칙인 이유는 불완전한 인간들이 서로 대화해서 보다 완전한 것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내 의견만이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상대방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대선이 한국 민주주의의 한계를 치유하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희 교수는 발제 논평에서 "국민이 주인되는 정치 발전은 정치 엘리트의 특단의 조치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지속적 노력으로 가능하다"며 "공약과 경력을 꼼꼼히 살펴보고 정의로운 삶을 담보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다행히 교회에는 인권존중과 공동선, 연대와 보조성의 원리로 사회적 가르침을 전하는 사회교리가 있다"며 "그리스도인은 예수의 영성, 순교전통의 신앙과 가톨릭 사회적 가르침의 정신으로 세상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 가톨릭 사회교리에 따른 후보별 정책평가
 박동호 신부는 '가톨릭 사회교리에 따른 후보별 정책평가' 발표에 앞서 "정치는 전문가만의 몫이 아니며, 시민도 정치행위의 단순 소비자가 아니다"며 "정치는 모든 시민이 인간다운 삶을 향한, 인간의 존엄함과 인간다운 사회건설을 향한 공동선을 실현하려는 수단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성경과 교회전통을 토대로 발전시킨 「교회헌장」 「사목헌장」 「가톨릭교회교리서」 등은 선거가 신앙행위임을 강조한다. 정치 역시 인간의 개인적, 사회적 소명에 봉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회가 정치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까닭이다.
 박 신부는 "선거관리위원회에 공표된 각 후보의 정책 공약은 시민 대중의 관심이 반영된 경제, 복지, 통일과 언론을 통해 사회문제화된 분야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중의 관심이 적은 모자보건법 제14조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후보의 철학, 노동권에 대한 공권력 제한 등에 대해서는 정책공약으로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신부는 후보들이 정의평화위원회에 보내온 질의서 답변<표2>과 선거관리위원회에 소개된 정책공약을 기초로 발표했다. 질의서 문항은 인간존엄(사형제도, 국가보안법, 모자보건법 제14조, 인간배아), 평화(남북 평화공존, 제주 해군기지), 환경(4대강, 핵발전소) 등의 영역으로 짜여졌다.
 교회의 주요 관심사인 모자보건법 제14조(조건부 낙태 허용) 폐지에 대해 박근혜ㆍ문재인 후보 모두 "신중히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사형제 폐지에 대해 박 후보는 '유지', 문 후보는 '폐지' 입장을 밝혔다. 아동 성폭력, 학교 폭력, 청소년 자살증가 등 학교 현장과 교육제도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김녕 교수는 논평에서 "교회가 추구하는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선 등을 잣대로 한 책임 있는 선택이 중요하다"며 "올바른 후보를 선택하기 위해서 가톨릭 사회교리적 잣대와 평가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세미나는 후보들에게 사회교리적 측면에서 공약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고, 신자들에게는 어떤 후보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잣대를 제시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평화신문  2012.12.08]

[복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대선] <하> 제18대 대통령 선거와 그리스도인의 자세

 

 
이념적 편견 벗어나 '복음의 눈'으로 후보 선택

 18대 대선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후보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
 
 후보 간 차별화된 공약 부재는 말할 것도 없고, TV 토론회 등에서 볼 수 있는 후보 간 인신공격은 유권자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선택이 쉽지 않다. 정치판에 대한 실망은 자칫 투표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투표는 국민의 신성한 의무이자 권리이다. 기권이나 '묻지마 투표'를 한 사람은 국민 권리와 정치인들 수준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다. 더욱이 그리스도인에게 투표는 사회복음화 수단이다. 복음 정신을 기반으로 한 투표는 그리스도인의 의무다. 교회는 교황문헌과 가톨릭 사회교리 등을 통해 개인에게 이득을 가져다줄 정치인보다 사회 공동선 증진을 위해 일할 지도자를 가려내기 위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투표는 사회복음화 수단
 
 "가계부채 해결을 위해 기금을 설치하고 신용회복을 지원하겠습니다"(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연간 치료비 본인 부담을 100만 원 상한제로 하겠습니다"(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대선에서 표심을 잡기 위한 '퍼주기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예산 확보가 요원한 복지확대와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부동산 지원 정책 등에 관한 선심성 공약이다. 과거 대선에서도 선심성 공약은 많았지만, 대부분 재정 확보가 어려워 공약(空約)이 돼버렸다.
 
 이익집단은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해 줄 후보자 지지에 나서며 선심성 공약 남발을 부추기고 있다. 특정 정당 지지와 지역감정에 의한 후보 선택도 여전하다. 과연 투표는 개인의 성향과 이익에 따라 후보를 선택하는 정치적 수단에 불과할까.
 
 김형준(다니엘,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유권자는 선거를 통해 자신에게 이득을 줄 사람에게 투표하지만, 이는 대중 인기영합주의를 조장할 위험이 크다"며 "후보 역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면 당선된다 하더라도 통치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009년 일본 민주당이 어린이 수당 지급, 최저연금보장 등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며 집권에 성공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최근 이들 공약 불이행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했다. 통치에 실패한 사례다.


 
▲ 그리스도인에게 투표는 단순한 정치권리 행사가 아니다.
복음 정신으로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신자들의 표심이 모이면 사회복음화는 앞당겨진다.
 
 
 
 그리스도인에게 투표는 더 큰 의미가 있다. 투표가 사회복음화를 이루는 정치행위이기에 그렇다.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지침을 제시하는 「간추린 사회교리」는 정치의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정의ㆍ평화ㆍ사랑이라는 복음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 인권보호와 증진이 그것이다. 교회가 정치적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회는 정치 공동체의 역할은 "국민이 인간의 권리를 참되게 행사하고, 그에 상응하는 의무들을 온전하게 이행할 수 있는 인간적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공동선을 추구한다"(389항 참조)고 밝히고 있다.
 
 사회정의시민행동 공동대표 오경환(인천교구 원로사목자) 신부는 "선거는 각자의 판단이지만, 신앙인이라면 개인의 이기심을 자제하고 공동선을 지향하는 인물과 공약에 중점을 두고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인과 국민이 함께 만드는 정의로운 세상
 정치 지도자는 국가와 국민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막중한 의무가 있다. 정치 세력이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느라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면, 도덕률의 기본 원칙들이 깨진다. 그럴 경우 국가의 법 구조 자체가 토대부터 흔들리게 된다. 후보자는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명확한 잣대가 있어야 한다.
 
 유권자는 "최선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최악을 피하려고 투표를 한다"는 말을 한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후보들의 공약을 몰라 선택 기준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스미디어도 단순히 기계적으로 같은 분량의 지면을 할애해 후보들 공약을 나열하기에 급급하다. 이 때문에 유권자 눈높이에서 옥석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정보 부재는 자칫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녕(엠마누엘, 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성숙하지 못한 정치풍토를 방치하면 국민은 정치불신을 넘어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에 빠져들게 된다"며 "시민단체 등이 잘못된 공약에 대한 비판과 이를 시정하려는 감시 활동을 하고, 유권자는 올바른 공약을 소신있게 밀고 나가는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형준 교수는 "언론 역시 각 후보 정책을 손쉽게 알 수 있는 정보를 정리해 전달하고, 개인은 민주주의의 미래에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각 후보 공약을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리스도인은 '복음의 안경'을 끼고 후보와 공약을 살펴야 한다. 그러려면 정치이념적 편견과 맹목성에서 벗어나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복음의 눈으로 보면 정치 권력은 하느님에게서 나오고,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질서를 구성하는 한 부분이다. 이 질서는 주님께서 주신 우리의 양심으로 인식할 수 있다. 개개인이 양심의 눈을 뜨지 않으면 평화의 도구인 진리와 정의, 자유, 연대는 사회에 뿌리내릴 수 없다.
 
 성경은 "자기 이익만을 생각하면서 진리를 물리치고 옳지 않은 것을 따르는 사람들에게는 진노와 벌을 내리실 것(로마 2,8)"이라고 전한다. 결국 투표는 자신의 양심을 소중한 한 표에 담아 진리를 추구하는 수단이다.
 
 오경환 신부는 "정의와 사랑, 공동선을 위한 봉사정신은 정치 지도자는 물론 유권자들에게도 요구되는 덕목"이라며 "정치인들이 그런 덕목을 갖추고 있는지 살펴보고, 신자 자신도 그런 삶을 지향할 때 정의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나와 맞는 정당ㆍ대선 후보는

 정경련ㆍ다음, 도우미 누리방 운영
 정책 기조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

 
 대선 후보들 정책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본업이 바쁜 이유도 있겠지만, 구체적 관심을 갖고 정치 이상을 실현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탓이 크다. 선거가 3일 남았지만, 후보들 공약을 살펴보기에 늦지 않은 시간이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후보들이 보내온 정책질의 답변서를 주교회의 누리방(www. cbck.or.kr)에 공개했다. 생명ㆍ평화ㆍ경제ㆍ노동 등에 대한 후보들 생각을 살펴볼 수 있다. 정평위와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11월 27일 개최한 '제18대 대통령 선거와 그리스도인의 자세' 세미나 내용<본지 12월 2일자 제1193호 보도 참조>도 유권자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된다.
 경실련과 인터넷 포털 다음은 정당과 유력 대선 후보자에 대한 정책을 소개하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정당과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설문조사 방식이다.
 
 경실련은 정책 선거도우미(vote.ccej.or.kr)를 통해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에 맞는 정당을 객관적으로 소개했다. 여기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 △재벌 경제력 집중 해소를 위한 출자총액제 재도입 △재개발 및 재건축 기준완화 △부의 재분배를 위한 고소득자 소득세율 인상 등에 대한 정당 정책 기조를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 포털 다음에서는 대선 캠페인 후보 선택 도우미(http://vote.media.daum.net/2012/matchgame)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유력 대선 후보들의 정책 차이를 식별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인터넷 포털 다음의 후보 선택 도우미 화면.
 
 
 
 이광재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경실련과 다음의 대선 도우미 프로그램은 정당과 후보자들의 정책을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며 "유권자들이 자신의 정치철학과 후보의 정책 기조 간의 유사성을 찾아 표심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니페스토는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의 이념과 목표, 정책방향을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판단 기준을 일컫는 말이다.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1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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