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절규' 암흑속 5시간…정전사태,

2011. 9. 16. 오전 9: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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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절규' 암흑속 5시간…정전사태, 보상액 고작 800원?

SBS CNBC | 여세린 기자 | 입력 2011.09.16 07:37 

< 앵커 >

어제 오후 예고없는 대규모 정전사태에 전국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사상 초유의 전력대란에 대해 여세린 기자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어제 예고없는 정전 사태로 전국이 5시간 전기없는 세상을 맞았네요?

< 기자 >

대규모 정전이 시작된 것은 어제 오후 3시입니다. 정전 피해를 입은 가정만 전국에서 162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사고는 집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고 소방서에 들어온 구조요청만 천 여건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시내 250여곳의 신호등 작동이 멈췄고, 수시 원서접수 마감예정이었던 34개 대학은 인터넷 접수에 큰 차질을 빚기도 했습니다.

오후 7시 56분 전력이 정상적으로 공급되면서 5시간의 정전사태는 마무리됐습니다.

< 앵커 >

어제 굉장히 더웠는데, 에어컨 등 전력 수요가 갑자기 몰리면서 정전사태가 발생한 건가요?

< 기자 >

때늦은 무더위로 어제 서울 기온은 31도를 넘었고, 남부 지방엔 폭염 주의보까지 내려졌는데요.

예상 전력수요는 6천4백만 킬로와트였지만, 순간 전력수요가 예상치를 300만 킬로와트 이상 넘어서면서 전력 사용 예측량을 크게 빗나갔습니다.

오후 3시엔 예비전력의 안정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400만 킬로와트 이하로 떨어진 건데요.

이럴 경우 국가 주요 시설의 정전 피해를 막기 위해 매뉴얼에 따라 지역별로 전력공급을 차단하는 '지역별 순환 정전'이 시행됩니다.

한전은 사상 처음으로 지역별로 30분씩 돌면서 순환 정전에 들어간 겁니다.

이번 정전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잘못된 수요 예측이 지목됩니다.

지난 9일 여름철 전력 비상기간이 끝나자, 이상 고온 등의 가을 늦더위가 예견됐는데도 발전소 23곳을 정비를 위해 동시에 멈췄습니다.

게다가 발전소 2곳은 고장난 상태여서 결국 전체 발전용량의 11%는 가동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 앵커 >

이번 정전으로 기업들을 비롯한 산업계 피해는 어느 정도입니까?

< 기자 >

사상 초유의 대규모 정전 사태였지만 대기업의 경우 피해는 심각하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사업장의 가동이 중단될 경우 큰 피해가 야기되는 반도체나 철강, 정유업체들은 정전에 대비해 자체 비상발전 시스템을 갖추었기 때문인데요.

삼성전자는 0.5초 정전됐지만 곧바로 전력을 공급했고, LG전자는 실제 정전 사태는 겪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자체 발전설비가 없는 중소 제조업체들입니다.

예고없는 정전에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피해가 집중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 일부 대형마트 매장은 정전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었고, 금융권에서도 은행 영업점 417곳이 정전으로 마감 업무가 지연됐습니다.

이동통신회사들은 미리 준비해 놓은 예비 발전기를 가동해 대규모 통신두절 사태는 막았습니다.

< 앵커 >

유례없는 '강제 정전 사태' 인데 피해를 보상받을 길은 없는 겁니까?

< 기자 >

어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전력수급이 급변할 것을 사전에 예고하지 못한 상태에서 순환 정전이라는 불가치한 조치를 취했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냉방수요가 급증하는 한여름을 지나 발전기 점검체제에 들어선데다, 늦더위라고해도 어제의 전력사용량은 사전 대응이 불가능할 정도였다는 건데요.

실제 정부에 보고된 피해 사례가 아직 없고 30분 정전으로 큰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을 것으로 본다는 입장입니다.

이처럼 정부는 불가항력적 상황이라고 항변하지만 설사 한전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피해 보상금 규모는 지극히 적은 편입니다.

전기공급약관을 보면 피해보상액은 공급중지된 시간동안 전기요금의 3배로 제한되기 때문인데요.

일반가정의 월 평균 전기요금이 4만원이란 점을 감안했을 때 5시간 내내 정전 피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가구당 피해보상액은 800원에 불과합니다.

지경부와 한전은 피해상황을 점검해 대책 마련에 착수한다는 방침이지만 수급 예측 실패에 대한 책임 논란은 정기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는 국회로 이어져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예고 없는 斷電] 평온한 오후, 암흑의 300分이 덮쳤다

조선일보 | 강릉 | 입력 2011.09.16 03:38 | 수정 2011.09.16 03:52

 

공포영화 속으로 들어온 것 같았어요. 꼼짝하지 않는 깜깜한 승강기 안에 5명이 20분 넘게 갇혀 있었어요. 다섯 살짜리 아이가 놀라서 울음을 터뜨렸고,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떨어져 버릴 것 같아 저도 겁에 질렸어요." (주부 박모씨·37·서울 성북구)

↑ [조선일보]강원도 강릉시의 양식장 ‘한동수산’에서는 수조로 산소 공급이 중단돼 기르던 광어가 집단폐사했다. 한동수산 관계자가 폐사한 광어를 건져내고 있다. /강릉=김지환 객원기자 nrd1944@chosun.com

↑ [조선일보]야구 경기장에 불이 꺼지면서 선수도 관중도 모두 당황했다. 15일 오후 목동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두산전에서 정전으로 경기가 중단되자 두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앉아 전기가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다. /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15일 오후 예고 없이 시작된 전국적 단전 사태로 대한민국이 마비됐다. 이날 오후 3시쯤부터 곳곳에서 돌발적인 단전이 벌어지면서 도심 사무실과 상가, 공단의 소규모 공장, 야구장, 극장, 대형 마트, 쇼핑몰 등이 혼란에 빠졌다. 주요 병원들은 자체 비상 발전기를 가동,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에 갇혔어요" 944건 신고 폭주

▲이날 오후 3시 10분쯤 갑자기 단전이 시작되면서 서울 강남구와 영등포 일대 엘리베이터가 멈추기 시작했다. 동시에 전국 소방서의 119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전국적으로 "엘리베이터에 갇혔다"는 신고 전화가 944건에 달했다. 서울에서만 365건이었다.보험회사에서 근무하는 윤영수(41)씨는 "고객과 약속을 잡고 외근을 나가다 엘리베이터에서 30여분 갇혀 있었다"고 말했다.

불꺼진 신호등, 도로는 아수라장… 아빠 전화도 안터졌다

▲신호등이 꺼져 도심의 차들이 뒤엉켰고, 기지국 전기 공급이 중단되며 일부 휴대전화도 먹통이 됐다. 서울 강남 주요 사거리, 영등포구 일대, 신대방동 등에서 신호등 250여개가 완전히 중단되거나 오작동해 교통 혼잡이 발생했다. 일부 지역에선 휴대전화도 불통됐다. 회사원 노모(57)씨는 "휴대폰을 사용하던 도중 수신 불능 메시지가 뜨면서 30분 넘게 전화를 사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어둠 속의 야구장… 관중도 선수도 어리둥절

▲오후 6시 30분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넥센 히어로즈의 프로야구 경기는 시작 14분 만에 갑작스러운 단전으로 중단됐다. 1회 말 경기가 진행되던 중 모든 전기 시설이 멈췄고, 관중은 전기가 다시 들어온 오후 7시 50분까지 어두워져가는 관람석에 앉아있어야 했다. 김모(32)씨는 "아이들을 데려온 사람도 많은데 뻔히 경기하는 것 알면서 야구장 불까지 끄는 것은 너무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움직이는 무빙워크 급정지… 마트 간 엄마 큰일날 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도 돌발적인 정전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충남 천안 신방동 홈플러스에서는 갑작스러운 단전으로 무빙워크(전동 도로)가 정지해 사고가 날 뻔했다는 시민 불만이 쏟아졌고, 한 트위터 사용자는 "서울의 한 이마트가 급단전돼서 직원들이 뛰어다니고 난리 났음"이라는 글을 올렸다.

"지갑에 돈도 없는데…" 속 터지는 현금인출기

▲ 농협 전국 221개 지점의 현금자동입출금기 작동이 일시 중단됐다가 복구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금융권 전산망은 곧 복구돼 고객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서울 중구 신한은행 청계지점에선 오후 3시 40분부터 20분간 정전이 되자 비상 전력을 이용해 현금인출기 4대 중 2대를 긴급하게 가동했다. 그러나 전산 입력이 불가능해 상당수의 고객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영화보다 웬 날벼락… "비상구가 어디예요?"

▲극장에서도 단전이 발생했다. 대부분은 비상 전력으로 가까스로 영화 상영을 이어나갔지만, 비상 전력이 없는 곳은 환불 소동까지 빚어졌다. 트위터 아이디 'Agata0719'씨는 "엄마랑 같이 영화관에 갔는데 끝나기 30분 전에 단전 사태가 발생…. 영문도 모르는 엄마와 나는 갈팡질팡하고 정말 난리도 아니었음"이라는 글을 올렸다.

광어의 비극… 양식장 물고기 집단폐사

▲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의 한동수산 양식장에서는 이날 오후 4시쯤부터 30분간 전기가 끊기면서 직경 7.5m 크기의 원형 수조 9개에서 기르던 광어 1만5000마리 정도가 집단 폐사했다.

유동근(54)사장은 "단전이 된다고 미리 알려줬으면 대책을 마련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예고 없는 단전에 대한민국이 '캄캄'… 매뉴얼 무시하고 끊었다

조선비즈 | 전수용 기자 | 입력 2011.09.16 03:09

15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한국전력거래소의 중앙급전소. 중앙급전소는 전국 발전소의 발전량과 송·배전 상황을 통제하는 컨트롤타워다. 50인치 대형 모니터 16개를 연결해 만든 초대형 스크린으로 시선이 쏠린 전력거래소 직원들은 아연실색했다. 스크린에 나타나고 있는 전력수요 곡선이 거의 수직으로 치솟고 있었다. 오후 3시가 되자 예비전력이 343만kW(오후 2~3시 평균)까지 하락했다. 사상 최저 수준이었다. 예비전력이 400만kW 미만으로 떨어지면 비상상황에 돌입한다.

오후 3시 11분 전력거래소 지휘부는 경험해 보지 않은 상황에 당황했다. 매뉴얼도 잊었다. 염명천 전력거래소 이사장(전 지식경제부 지역특화발전특구 기획단장)은 단전(斷電)을 긴급히 지시했다. 대규모 정전 사태를 막기 위해 사전에 일부 지역에 대해 전기를 강제차단하는 조치를 내린 것이다. 하지만 단전은 예비전력이 100만kW 미만으로 떨어져야 내리는 가장 심각한 비상 조치다. 염 이사장의 조치는 매뉴얼을 무시한 조치에 다름 아니었다. 당시 전력거래소 어느 누구도 "지금 그 조치를 취할 단계가 아니다"고 제지하지 않았다.

지시를 받은 조범섭 전력거래소 운영본부장은 한국전력 전국 지사에 단전 지시를 내렸다. 한전 지사들도 전력거래소 지시 내용을 재확인하지 않고 곧장 단전조치에 들어갔다. 비상 매뉴얼대로라면 지식경제부의 사전승인을 얻어야 하지만 예비전력이 떨어지는 것에 놀라서 사후 보고로 대체했다. 전력거래소 측은 "오후 3시 초 단위 기준으로는 예비전력이 148만kW까지 떨어졌다"며 "비상 매뉴얼에도 100만kW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단전조치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국민들에게는 단전에 대한 아무런 예고도 없었다. 수도권 46만가구, 강원·충청 22만가구, 호남 34만가구, 영남 60만가구 등 전국적으로 162만가구가 영문도 모른 채 30분씩 단전됐다. 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오후 4시 35분이 되어서야 예비전력은 안정권인 400만kW를 회복했다. 오후 7시 48분 이번 사태의 총책임자인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오후 7시 56분 전력 공급은 정상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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