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행땐 뉴타운 난민 57만명" 9년만에 제동
서울시 방침 선회 / 뉴타운 재검토 왜?
선거공약으로 우후죽순 지정… 뉴타운 해제 찬반 놓고 새로운 주민 갈등 우려
서울시 계획은?
아파트 위주 공급정책 바꿔… 저층 주거지역 환경 개선… 저렴한 소형주택 공급 확대
| 입력 2011.04.11 03:18 | 수정 2011.04.11 08:56
서울시에 따르면 뉴타운으로 지정된 지역의 넓이는 여의도(약 8.4㎢)의 3배 크기인 24㎢(7260만평)에 달한다. 이곳에는 약 72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뉴타운 지구를 해제할 경우, 집값이 하락하는 등 부작용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지역의 뉴타운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 뉴타운 어떻게 지정됐나

↑ [조선일보]
뉴타운 사업은 서울 강남지역에 비해 낙후한 강북 지역의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낡은 단독주택·다가구 주택 밀집지역을 개발해 대단지 아파트와 넓은 도로와 공원 등이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로 재개발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뉴타운지구로 지정된 지역은 지구 지정과 동시에 집값이 4~5배씩 급등했다. 뉴타운 지역에선 33㎡(약 10평)짜리 반지하 주택의 가격이 4억~5억원에 이르는 곳도 있다.
◆ "밀어붙이면 '뉴타운 난민' 발생할 수도 있어"
서울시는 현재 뉴타운 사업이 지지부진하기도 하지만, 실제 사업이 진행되면 저소득층이 살 수 있는 반지하·다가구 주택 등 저렴한 주택 수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뉴타운 지구에는 72만명이 살고 있지만, 아파트 단지로 재개발되면 거주민 수는 58만명으로 줄어든다.
또 뉴타운 지구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저소득층이어서 아파트를 구입할 여력이 없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다가구·다세대 주택 밀집지역에 사는 주민 중 72%는 대출을 받더라도 대부분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구입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부동산 학과)는 "뉴타운 사업 지역내 원주민이 재입주하는 비율은 20% 수준에 불과하고, 나머지 57만명은 서울 도심 외곽과 경기도 등지로 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
◆ 새로운 주민 갈등 생길 수도
하지만 뉴타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면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선 실제 뉴타운 지구에서 해제되면 개발 호재(好材)를 잃은 땅값도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뉴타운 지구 지정 이후 개발 이익을 노리고 33㎡(10평)짜리 다가구 주택을 3억~4억원씩 주고 매입한 투자자들은 조직적으로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김규정 '부동산 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뉴타운 지역에선 지구지정을 취소해 달라는 주민도 있지만, 반대입장을 가진 주민도 적지 않다"며 "서울시가 뉴타운 해제 여부를 조사하는 순간부터 해당 지역에선 주민들 간에 격렬한 갈등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뉴타운 지구를 비롯한 다가구·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에 대해 주민 편의시설과 안전시설(CCTV) 등을 추가로 설치하는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규모 아파트 위주의 주택공급정책 대신 서민들이 실제 거주할 수 있는 저렴한 소형 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단독] 서울 331곳 뉴타운, 주민이 원하면 전면 취소
市, 부동산 정책 대전환… 연립주택 등 확대하기로
서울시가 총 331개 지역에 지정된 이른바 '뉴타운 사업'을 전면재검토해 주민들이 원하면 뉴타운사업 지역지정을 해제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10일 "그동안 뉴타운 사업을 벌이면서 여러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진행해온 측면이 있다"며 "부동산 시장 침체로 뉴타운 사업이 진행되지 못해 여러 어려움이 속출하고 있어 전면 재검토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뉴타운 해제를 원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투표나 공청회 또는 자치구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를 바탕으로 뉴타운 사업성을 재검토키로 했다"면서 "지역 주민 대부분이 뉴타운 지정 해제를 원하면 풀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뉴타운 사업'은 2002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시작한 이후 지난 2008년 총선을 거치면서 서울에만 331개 지역이 지정됐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85%가 착공조차 하지 못했고, 재산권 침해로 주민 반대가 만만치 않아 '뜨거운 감자'가 돼왔다. 지난 총선에서 서울 지역에서 당선된 의원 상당수가 뉴타운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나서서 해결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역주민이 원할 경우 뉴타운 사업 지역 지정을 해제하고, 대신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 같은 저층주거지를 개발·확대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주민 재산권 침해를 막기 위해 앞으로 재개발지역 내 건축제한 지역에 대한 규제를 법으로 묶지 않고 ▲50㎡(약 15평) 미만 소형주택을 1채 소유한 사람은 주택 청약 시 무주택자로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작년 6월부터 3개월간 서울시내 저층주거지역 1만37가구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였으며, 이를 근거로 뉴타운 정책을 전면수정하는 내용을 담은 '2020 서울주택종합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