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방미> 北해법, 美-中이해 `절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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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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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재개 필요 조치 촉구" 남북 모두 압박..향후 협의 초점예상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정상회담에서 북한문제와 관련한 깊은 논의를 했다.
안보이슈로는 `최고 의제'라고 백악관이 미리 예고할 정도로 북한 문제는 이날 미중정상회담의 핵심이었다.
공동성명과 두 정상의 기자회견을 통해 나온 양국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해법은 양국의 이해가 반영된 일종의 절충적 성격이 짙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단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남북관계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정성 있고 건설적인 남북대화가 필수적인 조치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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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후진타오 주석과 경청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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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의 선(先) 개선은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반영해 한미 양국이 최근 6자회담 재개 분위기 조성의 한 조건으로 사실상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중국도 이번 공동성명을 통해 명확한 동의를 한 셈이다.
특히 한국 정부가 강조해 오던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필수적 조치'로 중국이 동의를 한 것은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하나의 성과로 볼 수 있다.
또 중국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에 대해 미국과 함께 우려를 표시한 것도 주목된다.
중국의 이런 입장은 지난 14일 추이톈카이(崔天凱)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에 대해 "현재로서는 완전히 명확하지는 않다"고 판단유보 입장을 비친 것과는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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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표정의 후진타오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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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북한의 우라늄농축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데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던 중국의 태도가 바뀌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한이 추가도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데 합의했다"고 언급한 것도 긍정적이다.
관심을 모았던 6자회담 문제에 대해서는 "양측은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6자회담 프로세스의 조속한 재개로 이어질 수 있는 필요한 조치들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는 공동성명 문안을 내놓았다.
이는 그동안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바라던 중국 측 입장이 좀 더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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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에서 인사를 나누는 후진타오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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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북한에는 한.미.일 3국이 바라는 핵실험 동결 등 6자회담 환경 조성을 촉구하는 의미가 될 수 있지만, 미국이 6자회담 프로세스의 조기 재개 필요성에 중국과 공감했다는 점은 주목된다.
사실 미국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의 우라늄농축 시설 공개 이후 그동안의 대북정책이던 `전략적 인내'의 한계에 대한 문제점 제기가 있어왔고, 이번 공동성명은 `대화'쪽으로 좀 더 무게가 기운 미국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은 북한에, 미국은 한국에 대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압박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관련국들의 후속 협의 결과에 따라 미.중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는 급류를 탈 가능성이 있다.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한덕수 주미대사가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미.중 정상회담 이후의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고, 조만간 미국 정부의 고위급 인사가 방한하는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미.중이 합의한 6자회담 프로세스의 조속한 재개로 이어질 수 있는 `필요한 조치'들은 관련국들간에 앞으로 협의할 과제"라면서 "지금은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지 않다"고 말했다.
<후진타오 방미> 美中 협력질서 구축..시각차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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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어딜 보는지"(AFP=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후진타오 주석이 19일 백악관 만찬에서 미셸 여사와 악수하는 동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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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경제전략 등 체제로 인한 인식차 극복 과제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 "긍정적이고, 협력적이며, 포괄적인 미.중 관계"(the positive, cooperative, comprehensive U.S-China relation)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19일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로 양국이 추구하는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를 상징하는 말로 양측 관계자들이 빈번하게 사용한 표현이다.
공동기자회견에서 두 정상도 번갈아가며 이 말을 사용했다.
지난 1979년 덩샤오핑(鄧小平) 방미 이후 가장 큰 의미가 있는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문이라는 평가로 일찍부터 조명받아왔고, 14년만의 국빈방문 행사였기 때문에 주요 현안의 협력 기조를 부각시키는 레토릭들이 여러 이벤트에서 등장했다.
중국의 강대국 부상은 미국의 국익에 해가 되는 것 아니냐, 미국은 중국의 발전을 위협으로 인식하고 봉쇄하려는 것 아니냐는 양국 관계 회의론자들의 질문에 대한 두 정상의 대답도 이번 회담의 무대에 올랐다.
양국은 21세기 두 번째 10년을 시작하는 해에 향후 큰 틀의 관계 정립을 각론의 차이보다 더 의미있는 의제로 설정했다.
지난해 남중국해, 북한, 대만, 위안화, 무역불균형 등 주요 현안에서 유난히 양국의 갈등이 표출된 터라 `신(新) 냉전으로의 회귀냐, 아니면 새로운 협력 질서 구축이냐'는 방향 설정은 현 시점 두 정상으로 쏠린 세계인들의 시선이기도 했다.
미.중 두 정상은 이를 의식한 듯 `공조.협력' `공통 이익'을 합창했다.
후 주석은 중국 위협론을 염두에 두고 "중국은 평화적 발전의 길을 걸을 것이며, 개방을 통한 윈-윈(win-win) 전략을 추구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모든 나라의 친구이자 파트너이며, 중국의 발전은 세계를 위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성장을 환영한다"고 거듭 역설한 뒤 "미.중간 협력은 미국을 위해서 뿐 아니라 중국, 세계를 위해 좋은 것"이라며 중국 격언을 인용해 "양국은 같은 배를 타고 있으며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저어야 한다"고 답했다.
양국 관계는 결코 `제로 섬' 관계가 아니라는 인식과 공통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기조는 공동성명의 기저에도 반영돼 있다.
국교수교 이후 30여년동안의 발전과정에서 상호 의존도가 높아진 양국관계와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주도로는 문제를 풀 수 없는 복잡한 글로벌 환경이라는 여건 속에서 양국이 추구해야 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상호 협력 강화를 위한 가시적인 결과물도 나왔다.
미국의 `위안화 절상' `무역 불균형 해소' 압박에 시달려온 중국은 450억달러의 미국상품을 수입하겠다는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백악관은 이를 통해 미국내 23만5천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반색했다.
중국의 지적재산권 보호 및 미국제품 차별 시정 노력 약속이 나왔고, 대만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갈등을 의식한 오바마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정책'이 변함없음을 재확약했다.
기후변화, 초국적 범죄, 테러리즘, 핵확산 방지 등 글로벌 이슈를 위한 공동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군사력 증강에 대한 상호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군사교류도 본격적으로 재개하기로 했다.
양국 모두 각 분야의 `상호 관여'(engagement)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 배경, 정치체제, 경제발전 전략 차이에서 비롯되는 일부 각론에서의 견해차는 뚜렷하게 노정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지난 2년간 중국과의 글로벌 협력을 위해 `로 키'를 유지하던 인권문제를 이번 회담에서 적극적으로 제기하면서 양측의 차이는 두드러졌다.
지난 1990년대 이후 워싱턴을 방문한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면담하지 않은 첫 미국 대통령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며 중국 인권문제에는 소극적이었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언론, 출판, 집회, 시위, 종교의 자유와 같은 보편적 인권은 중국 헌법도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달라이 라마와 중국 정부 대표와의 만남과 인권 존중을 촉구했다.
후 주석은 오바마의 인권문제 주장에 대해 '내정 간섭'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인권의 보편성을 존중하지만 나라마다 처한 사정이 다르다"는 기조로 대응했다.
위안화 환율 문제도 오바마 대통령은 평가 절상 속도를 더 빨리 내달라고 재촉하는 압박 기조는 계속 유지했고, 중국 경제도 내수 진작 기조로 바꿀 것을 주문했다. 이에 후 주석은 "양국 관계는 상호존중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맞섰다.
후 주석은 대체로 이번 정상회담에 온건한 기조로 임했다. 세계인의 주목 속에서 지난해 두드러진 양국 긴장국면을 `재설정'(reset) 하려는 목표에다, 미.중 관계개선.협력 강화를 2012년 퇴임을 앞두고 업적으로 기록하려는 의지도 반영됐다.
하지만 중국 국가노선에 입각한 근본 가치에서는 물러서지는 않았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함께 탄 배를 침몰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을 심화시킨 성과도 있지만, 체제 차이에서 비롯되는 가치관 차이를 인정하며 '같은 방향으로 어떻게 노를 저어가느냐'는 해법은 여전한 과제임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