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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임 보셔요 / 도이 김재권
사랑하는 임 보셔요
밤꽃 필 무렵이면 임이 오신다기에
손꼽아 밤꽃 필 날을 기다렸답니다
임이 떠나시던 날 밤에도
그토록 간절한 비가 내리었는데
비가 오는 날이면 유난히도
밤꽃 향이 진하다 하셨기에
밤꽃이 피는 날이면 오시려나
이렇듯 비 오는 날이면 오시려나
동구 밖 거기 밤나무 아래서
오늘도 온종일을 기다려봅니다
사랑하는 임 보셔요
임은 언제나 밤꽃 사랑을 주시었지요
진심으로 고운 마음 포근한 사랑을
넘치도록 이 가슴에 적셔 주시었지요
임이 떠나시던 날 밤에도
이토록 애타던 비가 내리었는데
그러나 서울로 떠나시던 뒷모습은
차마 볼 수가 없었답니다
혹시라도 옷깃에 눈물을 적실까
어찌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서
더 곁에 있을 수가 없었답니다
그렇게 보내드리고 돌아서선
또 얼마나 슬피 울었던지요
사랑하는 임 보셔요
그리움도 사무치면 한이 된다 하던데
사무친 그리움에 애가 타더니
입술엔 피가 다 맺히었답니다
이렇듯 밤꽃이 핀 밤이 오면
비에 젖은 비릿한 밤꽃은
또 얼마나 야속한지요
한껏 젖은 이 몸을 주체할 수 없어
밤꽃 향내 진한 임의 생각에
절로 신음만 나더이다
아, 아 그리운 임 언제 오실는지요
-시집「남도 스케치」(도서출판 한글, 2010)-
-월간「신춘문예」2004년 6월호 발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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