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에서 / 도이 김재권
하루 온종일 성모상 주변을 맴돌며
1,000원의 베풂을 소망하는 여인은 누구이며
가톨릭회관 모퉁이에 앉아
사시사철 묵언 수행하는 여인은 누구이며
주의 날 느닷없이 다가와
히죽이 웃어대는 여인은 또 누구인가
믿음으로 산다 하면서도
자기 안의 욕심으로 충만한 우리는
얼마나 온전한 영육을 가진 자들이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상처받고 신음하면서도
끝내 용서하지 못하고 기어이 외면하고 마는
우리는 얼마나 온전한가
천 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한 토막 밤과도 같다고
성경 시편에는 그렇게 씌어 있는데
허무하리만큼 짧은 생에 서로 사랑할 날도 찰나인 것을
왜 우리는 자꾸만 자꾸만 사랑을 버리고
나뉘려고 하는가
-천주교 새천년복음화사도회 월간「하느님의 백성」2010년 6월호 발표작-
*「하느님의 백성」: 천주교 새천년복음화사도회에서 발행하는 월간 홍보지.
통권 제165호.
-대건성가대 테너 도이 김재권 다니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