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노래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하고 싶은 모든 말들
아껴둘 때마다
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
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
불완전한 것은 아니야
내게도 고운 이름이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지만 서운하지 않아
기다리는 법을
노래하는 법을
오래 전부터
바람에게 배웠기에
기쁘게 살 뿐이야
푸름에 물든 삶이기에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 이해인(수녀 시인) *****
거침 없이 산길을 걷던 기억이 난다.
한계치를 경험하며 벅차게 걷던
그 길로 속절없이 바람이 먼저 지나갔다.
머물지 않는 자유로움이 되고파
하염없이 바람을 동경 했던 그 시절
정적(靜的)보단 동적(動的)이
나에겐 어울린다고 생각 했었다.
그늘이 될 수 없는 바람처럼,
시인의 시구처럼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라고 ....
오늘도 그러한 꿈을 꾸며 삶의 여백에 색칠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