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띵]내년 한해가 걱정입니다.

2002. 12. 12. 오전 11:13:51

글자

+. 찬미 예수님

제가 교감으로 있을 2003년 한해가 걱정이 됩니다.

어쩌다가 보니 2003년도 초등부 교감으로 선출되긴 했는데...

12년차에 처음 교감을 맡으려니 막막하네요!

여태까지 운 좋게 교감 자리를 비켜 갈 수 있었는데 말이죠!

이런 걱정 매해 되풀이 되었던 것을 저 역시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막상 제가 2003년도 교감을 하게 되니 더욱 걱정이 됩니다.

과연 내년에는 몇 명의 교사가 남게 될 것이며, 몇 명의 신입 교사가 들어올 것인가?

저번 금요일에 내년도 교무인 김수호(베드로) 선생님과 올 교감이었던 기민정(루치아) 선생님과 함께 안토니오 신부님 방에서 내년도 예산과 행사에 대해서 간단히 의견을 나눴습니다.

아직 교사 워크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한 행사를 잡는 것이 무리였고 그저 예산 책정하고 큼직한 행사 계획만 세웠지요!

그리고 제 내년도 계획을 베드로 선생님과 루치아 선생님께 보여드리고, 신부님께도 보여드렸습니다.

신부님께서 제 계획안을 보시더니 무척 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

너의 이 계획서대로 만약 네가 내년 교사회를 진행해 나간다면 교사회가 굉장히 일 중심적이 될 수 있고, 인간미가 없는 교사회가 될 수도 있다.

교사들이 회합 시간에 자기 의견을 제대로 발표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을 해 주셨습니다.

제가 작성한 초안(?)에는 우선 내년도 행사 계획, 거의 폐지를 생각하고 올린 행사 및 계획, 수정했으면 하는 행사 및 계획, 수정을 생각하고 올린 행사 및계획, 새로 시도할 행사 및 계획을 적어 놨지요!

이런 식으로 안건을 올릴 경우 교사들은 교감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안건을 올렸는지 알기 때문에 교감이 하겠다는 의견에 반대하기 쉽지 않고, 교감이 반대하는 것에 그것을 하자고 말하기 쉽지 않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 나이나 경력으로 봤을 때 일반 평교사가 교감의 뜻에 반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교무 역시도 저와 교사 경력이 10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자칫 교무 자리가 형식적이고 자기 정체성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고요...

그리고 그곳에 적은 몇몇 내용은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오해를 사기 쉽다고 말입니다.

또한 제 성격상 나가겠다고 한 사람들을 붙잡는 성격도 아니기 때문에 신부님께서 더 걱정을 하셨지요!

좀 붙잡아도 주고하는 면이 있어야 하는데, 저는 별로 그런 인간적인 면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저런 이유로 제가 교감을 못했던 것이고, 저 역시 교감을 별로 하고 싶지 않았고요!

제가 굳이 교감이 아니더라도 나이나 연차로 충분히 제 의견을 관철시킬 정도의 힘은 있으니까요!

굳이 교감이 되어서 웃어른들과 교사들과 마찰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거든요!

또 행사들에 있어 저는 행사를 크게 만드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어서 여지껏 76년 동기들이 해왔던 약간은 이벤트적인 행사는 별로 원하지 않고 이벤트적인 요소는 축소시킬 생각이지만 안토니오 신부님께서는 초등부 아이들에게 이벤트적인 요소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시거든요!

내년에 과연 몇 명의 교사가 남을지 무척 걱정입니다.

남자 교사들이 모두 남는다면 현재 5명에 수습 교사 1명 남자 6명이 남는데...

여교사들은...

물론 예전에도 그랬지만 교사 못한다고 하면서도 결국은 교사를 했지요!

그런데 그 때는 전현직 교감이 붙잡고, 신부님도 면담을 통해 붙잡아 주셨지만 지금 저는...

굳이 남편들과 부딛치고 싶지 않습니다.

교사를 한다면 못하게 막지도 않을 것입니다만 가정일 때문에 못하겠다는 것을 제가 하라고 할 마음도 솔직히...

물론 제가 같이 교사를 해보자고 하면 못이기는 척 할 가능성이 무척 많기는 하지만...

내년에 확실히 남을 교사는 글쎄요??!!

제 동생마저도 마음이 흔들리고 왔다갔다하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자칫하면 행사는 커녕 각 학년에 1명도 힘들 예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주일학교 분리까지도 생각해야 하는데, 내년만 생각하고 그렇게 무작정 분리시킬 수도 없고, 그렇게 했을 경우 학부모님들, 아이들의 혼란과 교사들은 2번의 주일학교로 인해 거의 ...

아무튼 각종 혼란과 교사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2개 분리를 함부로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중고등부 교사들에게 도움 청하는 것도 중고등부 교사들에게 미안한 것은 마찬가지고...

그렇다고 교사를 급조(?)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래저래 문제입니다.

제가 교감하게 되는 내년에 이태원 초등부가 이렇게 망가져야 하다니 가슴이 아픕니다.

그저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남아주면 좋겠지만 교감인 저부터도 그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그런 기대만 하는 것은 우습기 짝이 없는 노릇이지요!

제 성격을 제가 잘 아는 관계로 제가 교감의 자리에 앉았으니 둘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전제 군주처럼 절대 권력(?)을 휘두르며 교사들을 들들 볶아대며 힘들게 하든 아니면 제 풀에 지쳐 교사들이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않는 아주 무책임한 자유방임형이 되든...

지금 생각엔 아무래도 자유방임형이 될 확률이 높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며 푸념을 여기서 줄일까 합니다.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빌며...

 

                     이태원의     썰렁이        아오스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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