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참 오랜만에 1지구 게시판을 두드려 봅니다. 언제나 들어와 보곤 했는데, 그때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곤해서 무심코 지나친 곳이었는데... 그런데 오늘은 그냥 이곳으로 옮겨지는군요.
어제 아침... 새벽부터 일어나 비가 오나 않오나 하늘을 쳐다보고 흐뭇한 마음에 다시 잠들어버려, 아침에 허겁지겁 챙기고 뛰어나왔지요.
한참을 성당으로 향하고 있는데, 아뿔사! 행사 일정표와 아이들 명단을 적을 수첩을 놓고왔지 뭡니까. 늦었는데 성당으로갈까 다시 집으로 갈까 고민하다 집으로 가서 찾고 있는데 책상 서랍 한 구석에서 낯익은 수첩이 나왔어요.
첫장을 넘기니 "99 1지구 어린이 체육대회"라고 쓰여있더군요.
그다음 장부터는 작년 체육대회를 준비하면서 여러가지 프로그램과 준비물, 담당자 이름들이 빼곡히 적혀져 있었고, 당일에는 ’로사가 할 일’이라고 근사한 페이지까지 자리잡고 있었어요.
온종일 그 수첩이 나와 함께하면서 많은 생각들을 해주게 하더군요.
의욕있게 시작한 1지구 일이었는데 중도에 하차 할 수밖에 없었던 그때의 일들과 한참을 헤메던 그래서 조금은 클 수 있었던 그 당시 로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해주더군요.
어쩌면 비겁하고 치사하게 뒷걸음질한 나의 모습이었지만, 그래서 한동안 너무 자존심 상하고 마음이 아파서 다시는 함께하고픈 생각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니 알겠더라구요.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는가를..
그리고 이제 로사는 어떤 모습으로 그들에게 다가서고 함께 해야하는가도 마음으로 알게 되었구요.
뜨거운 태양 아래서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그동안의 모든걸 잊어버릴 수 있어서 마음은 가벼운 하루였어요.
물론 우리팀이 꼴찌는했지만 1등만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이기 보다 꼴찌가 당당 할 수있는 세상이라서 꼴지했어도 더 많은 간식먹고 신나게 웃을 수 있었어요.
어제의 체육대회가 있기까지 무던히 노력하고 고생하신 많은 선생님들께 고맙고, 우리의 주인공이었던 아이들에게도 너무 고맙구요.
특히... 로사에게 이렇게 여유로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수 있는 마음을 허락해주신 하느님께 고맙구요.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은 로사랍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구요.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시는 사랑받는 선생님들 되셨으면해요.
그럼 이만 안녕! 이제 자주 만나요 *^^*
P.S 자꾸 팔아 다가워요. 우리 선생님들도 하시다시피 어제의 날씨가
거의 환상적이었잖아요.
팔과 목만 익었어요. 밤새 잠을 뒤척이며 고통스러웠는데...
하루가 지난 지금도 역시... 이따가 운동가야 하는데 익어버린
팔뚝이 민망하네요.
그래도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익은 영광의 팔뚝인지라 과사에와서
온종일 자랑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