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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5. 29. 오전 9: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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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들 쉬셨나요?

 

저는 죽어서 출근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죽어 있더라구요.

이불 속에서 생각했죠, 어제의 일들을.

행사와 뒷풀이와...와, 어제 정말 취했는데..

마당에 나가면 엄마한테 야단맞을 게 분명했으므로 눈치를 살피다가

살살 일어나 이불을 개키고, 거울을 보는 순간.

뜨아...내 눈! 내 눈이 어디갔지..?

저도 모르게 "죽었다!"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그러고 보니 어제 제가 좀..아니 많이...운 것 같군요.

술 마시면 우는 버릇이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닌데,

어제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막 울었어요.

염치도 없이 막 울었어요...

눈은 부었지만 그래도 울고 나니 좀 시원해 진 것 같아요.

아침은 곤란해졌으나 그래도 한 번 취할 만도 하군요..*^^*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고마운 사람들을 생각했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이렇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Thanks to :

준비위원 선생님을 비롯한 각 본당 선생님들

일찍부터 나와 묵묵히 일해줬는데 함께 저녁도 못 먹고 미사 간 욱이.

본당 사정으로 늦게 온 걸 미안해 하며 하루 종일 어쩔 줄 모르고 열심히 일한 정은이.

내가 버릇없이 막 소리질러도 그냥 봐주던 성희언니.

본당으로 본부석으로 운동장으로 부지런히 뛰어다닌 남정이와 유선이.

뭘 시켜놔도 차분하던 지현이.

바쁜 중에도 준비 도와주시고 신경 써주신 마리스텔라 선생님.

음악 담당 하느라 한 자리에 있다가 오른 팔만 탔다는 욱현이와 그의 "아가" 계록이.

그리고 동호 오빠. 나의 호프 동호 오빠. 농담 아니고 정말 회장 같았어요..

하도 표 안나게 일해서 자꾸 잊어버릴 뻔 하는 종주.

한 본당이라는 이유로 막 부려먹은 은수.

어쩌다 준비 모임 한 번 늦은 것으로 나한테 두고두고 시달린 수희.

아침부터 나한테 혼나고도 얼른 잊어버려준 홍렬이.

복잡한 점수 계산 꼼꼼히 해준 정경이.

모니카 선생님은 "떨구고" 간다 하셨지만, 본당 교사 지구에 자랑하고 싶었던 깊은 뜻을 너희도 알 것이다, 성희와 민주야..

다 쓸 수는 없지만 모든 본당 선생님들, 잘 들리지도 않는데, 회장 고함에 스트레스까지 받으셨을 것을 생각하면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가 없어요. 정말로...

 

 

Special Thanks to :

언제나 미안하고 고마운 재호 오빠.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하면 막 화내는 재호 오빠.

여러 가지로 이해 해 주시는 거 정말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정말로.

하루 종일 나를 즐겁게 한 영정이. 영정이를 보면 언니는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아. 힘든 일 즐겁게 해 줘서 고맙다, 예쁜 동생아.

직접 이리 저리 뛰시게 해서 죄송한 베드로 신부님. 회장단에 격려와 꾸중을 아끼지 않으셔서 늘 감사합니다. 제가 정말로 사랑하는데, 그게 정말인 걸 아시나 몰라요.

 

Very Special Thanks to :

하느님, 좋은 날씨를 허락하시고 큰 사고 없이 행사를 마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거짓말처럼 개이는 날씨를 보면서, 정말 교사들 하는 일이 사실은 하느님 하시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좋은 선생님들과 신부님과 함께 하게 해 주신 것도 저에게 주신 큰 축복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지구 어린이들에게 감사합니다.

미숙한 선생님 때문에 고생하면서도 즐겁게 뛰놀아 줘서 정말 고마워요.

어린이들의 함성과 웃음 속에서 제가 본 하느님을, 여러 선생님들도 다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교사회의 신비 중 하나는

행사를 마치고 나면 몸은 힘들지만 뭔가 가뿐해 진다는 것이지요.

평가는 공정하게 해 주시고,

오늘은 가뿐한 마음으로 즐겁게 보내시기를 기도합니다.

좋은 하루, 좋은 한 주일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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