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의 미학

2000. 4. 18. 오후 2: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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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지난주에 저희 집은 이사를 했고

저는 참으로 많은 것들을 버렸습니다.

묵은 옷, 안 읽는 책, 시든 꽃, 쌓아놓은 공책들 등등등.

포화상태가 되어 버린 책상과 책장을 비우고

쓰지도 않으면서 아깝다고 꽁꽁 묶어 놓은 것들을 버렸습니다.

 

그뿐인가요?

지난 토요일에는 한달 동안 기획했던 프로그램마저 버렸습니다.

추적추적 비가 와서 산 속에 붙여 놓은 십사처가 망가지고

아무리 준비가 미흡했어도 그렇지... 하는 쓴웃음으로

아이들이 만든 예쁜 그림과 기도문을 엎어 버렸습니다.

 

내가 가진 것을 꽁꽁 묶어 둘수록 욕심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나 봅니다.

’버림’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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