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아주 아주 잘 치렀습니다.
전 알고 있었어요,
우리가 잘 해낼 거라는 걸.
토요일 마지막 연습에서 ’세례자 요한의 외침’을 할 때 애들이 나도 모르게 "광야에서 살았던~"에서 말 타면서 환호성 지르고 할 때부터 알아봤다니까요.
언제나 마이크를 잡으면 떨리는 저였지만,
능숙한 모습은 못 보여주었지만, 생기있는 신입의 모습으로 임했습니다.
소극장 같이 아늑한 분위기의 고척동 소성당에서 했구,
선생님들도 60명 남짓한 적은 인원이었지만
다시는 그렇게 못 할 정도로, 정말 그렇게 열심히 했습니다.
그리고 뒷풀이.
고기 부페에 가서 그 동안 굶주렸던 우리 레크부 아이들은 허겁 지겁 먹어댔습니다.
너무나 이쁜 그 모습이, 마치 제 자식들 같더라구요.
왜 있잖아요, 열흘에 걸쳐 열심히 연습한 우리 어린이들이 마침내 성탄제 때 무사히 공연을 마침을 보는 우리 선생님들 마음 말이에요.
꼭 그렇더군요.
그 와중에도 누님~ 하면서 쌈을 싸 먹여주는 친구들에 저는 참 감동을 받았습니다.
티도 반팔밖에 없어 사비를 털어 긴팔 티셔츠를 맞춘다고 해도 아무 불평없이 따랐던,
남대문과 명동을 5시간 동안 뒤지며 싸고 예쁘면서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고르러 다녔던,
그 적은 간식비도 아껴서 티 값에 보탤 수 있었던,
그런 우리 14지구 레크부랍니다.
제가 그런 아이들과 함께 했답니다.
부족한 저를 믿으며 따라 온 2001년이었답니다.
그런 우리 부원들을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런 우리 애들이 어떻게 귀엽지 않을까요..
1차로 소주 한 병 조금 넘게 마시고 2차로 맥주 집에 갔을 때
저는 술김에 그런 힘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신부님과 회장단, 우리 레크부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고맙다고.
너무 고맙다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열흘 전만 해도 이 애들 때문에 속상해서 울고 술 마셨었는데,
어제는 기쁘고 아쉬워서 술 마시면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런 저를 또 웃으며 받아주는 우리 애들이 또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지난 여름에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저와 우리 친구들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레크부에 들어오고 싶다는 이쁜 친구도 생겼습니다.
제가 있는 동안 두 명이나 그렇네요..^^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한 해동안 레크부를 살렸다 어쨌다 해도, 그건 다 친구들의 힘이고,
제가 한 가지 잘 했던 건,
신부님이 2월에 제가 레크부장이 됐을 때 하신 말씀처럼,
능숙하고 꼼꼼하게 레크부라는 단체를 이끌어나가는 사람이 아닌
부족하기 때문에 겸손한 자세로 우리 부원들의 능력을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도록 뒤에서 있어준 것.
그것 하나 뿐이에요.
노래방에서 집에 가려고 일어서야 했을 때 모두 한 마음으로 노래를 불렀습니다.
"우리 처음 만났던 어색했던 그 시간 속에 서로 말 놓기가 어려워 망설였지만
시간은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해 주겠지 우리 그 때까지 아쉽지만 기다려봐요
어느 차가웁던 겨울 날 작은 방에 모여 부르던 그 노래 이젠
기억 속에 묻혀진 작은 노래 됐지만 우리들 마음엔 영원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