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막
"이놈들, 누구집 녀석이냐
어서 참외 놓고 가거라 수박 놓고 가거라"
파란 들녘바람 언뜻 스쳐오는
한여름 원두막에 홀로 누웠어요.
순치고 퇴비주고 잡풀 뽑아준
그 보람 바람따라 지붕을 오릅니다.
한낮 따가운 햇살 가려주는
이엉 두른 지붕 아래 홀로 있어요.
둥근 꿈 가득 채운 참외와 수박
한두 개 먹으며 사는 맛 봅니다.
초저녁 하늘에서 별들이 깜박이는
밭머리 원두막에 홀로 있어요.
고랑 따라 다가오는 서리꾼을
눈 번쩍이며 지키어 봅니다.
이놈들, 누구집 녀석이냐, 이놈들!
어서 참외 놓고 가거라 수박 놓고 가거라.
*1997. 11. 12 작곡21 신작가곡집
『내마음의 노래』수록, 작곡 정연근
-秋甫 박영만 가곡 작사집2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