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막

2022. 7. 26. 오전 5:22:06

글자

w

원두막



"이놈들, 누구집 녀석이냐

어서 참외 놓고 가거라 수박 놓고 가거라"


파란 들녘바람 언뜻 스쳐오는

한여름 원두막에 홀로 누웠어요.

순치고 퇴비주고 잡풀 뽑아준

그 보람 바람따라 지붕을 오릅니다.


한낮 따가운 햇살 가려주는

이엉 두른 지붕 아래 홀로 있어요.

둥근 꿈 가득 채운 참외와 수박

한두 개 먹으며 사는 맛 봅니다.


초저녁 하늘에서 별들이 깜박이는

밭머리 원두막에 홀로 있어요.

고랑 따라 다가오는 서리꾼을

눈 번쩍이며 지키어 봅니다.


이놈들, 누구집 녀석이냐, 이놈들!

어서 참외 놓고 가거라 수박 놓고 가거라. 



*1997. 11. 12 작곡21 신작가곡집 

『내마음의 노래』수록, 작곡 정연근 



-秋甫 박영만 가곡 작사집2에서-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좋은 글. 좋은 시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