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을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는 새날에 새롭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강복 아래 그날을 맞이함으로써 새로운 시작이 우리에게서 실현되게
해야 합니다.
독일어 '시작하다 beginnen'는 '경작하다 urbarmachen'에서 유래했습니다.
따라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말은 우리가 삶을 가꾸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밭에 있는 돌멩이를 치우고 나무뿌리와 잡초를 걷어 내야 새로운 씨앗을 심고
가꿀 수 있듯이, 우리 삶에도 그와 같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더욱이 우리 삶 속에 하느님의 씨앗을 심고 가꾸어 세상의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결실을 얻으려면, 좀 더 부지런해야 할 것입니다.
아침에 우리의 마음 밭은 '말씀'을 향해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아침엔 감수성이 예민해집니다.
그러므로 아침에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매우 유익하고 중요한
일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기 위해 아침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 밭은 함께하는 일에도 할애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 밭을 하느님의 강복 아래 두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이 밭이 우리 자신과 이웃을 위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시작Anfang'이란 말은 '붙잡다fangen'라는 동사에서 유래했습니다.
말하자면, 그날을 우리가 붙잡는 순간 우리의 하루가 시작된다는 뜻입니다.
이때 우리는 그것이 본뜻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양손으로 움켜쥐어야 합니다.
그날 벌어지는 모든 일, 심지어 곤란한 문제들조차 놓아 버려서는 안 됩니다.
해결의 실마리는 손안에 있을 때 훨씬 더 쉽게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날 만나는 사람들도 붙잡아야 합니다.
그렇게 손은 우리의 관계를 형성시켜 줍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내민 손을 통해 따스함과 부드러움이 오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에 우리의 손에 강복해 주시라고 하느님께 청해야 합니다.
우리가 만지는 모든 것이 강복의 자리에 있도록 청해야 합니다.
그러한 마음으로 내민 우리의 손은 분명 하느님의 손길을 닮을 것입니다.
창조적이고 선하신 하느님의 손길을 우리의 손이 중개하는 셈입니다.
우리가 손으로 붙잡는 모든 것이 꼭 우리 자신을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두 손을 내밀 때마다
하느님의 손길을 닮을 수 있도록 힘써야 합니다.
- 안셀름 그륀, '축복'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