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8일 (백) 부활 제5주일

2014. 5. 18. 오전 6: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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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5월 18일 (백) 부활 제5주일

     

     

    오늘은 부활 제5주일입니다. 주님께서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십니다. 세상의 어떤 유혹과 어려움 속에서도 주님의 길을 굳건히 따를 용기와 지혜를 청해야겠습니다. 또한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을 맞아 민주주의를 위하여 자신을 바친 모든 이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억하며, 그 고귀한 희생이 우리 사회에서 정의와 평화와 화해로 열매 맺을 수 있기를 함께 기도해야겠습니다. 독서 <성령이 충만한 사람 일곱을 뽑았다.> 사도 6,1-7 <여러분은 선택된 겨레고 임금의 사제단입니다.> 1베드2,4-9 복음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요한 14,1-12 교회 공동체가 커지자 사도들은 공동체 안에서 봉사할 사람 일곱을 뽑는다. 그들은 모두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였다. 이제 하느님의 말씀이 더욱 자라나면서 예루살렘 공동체가 점점 성장한다 (제1독서). 교회의 기초와 사명에 대한 가르침이다. 주님께서는 살아 있는 돌이시다. 신앙인들도 살아 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 쓰이도록 해야 하며, 하느님 마음에 드는 제물을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어야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떠나시기에 앞서 그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하신다. 그리고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당신을 통해서만 하느님 아버지께 갈 수 있으며, 당신께서 아버지 안에 계시고 아버지께서 당신 안에 계시다고 선언하신다(복음). *몇 달 전 벗들과 처음으로 대만을 여행하였습니다. 관광지 가운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이 '지우펀'이라는 옛 광산 마을입니다. 바다가 멋지게 내려다보이는 높은 지대에 옛 골목과 집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풍치가 그윽한 곳입니다. 전통 찻집에서 좋은 사람들과 우롱차를 마시며 창밖으로 바라본, 막 해가 질 무렵의 바다 경치는 절경이었습니다. 또한 어둑어둑 땅거미가 내리면서 등이 하나씩 켜지는 골목길은 낭만적이면서도 정취가 배어 있었습니다. 제가 오래전부터 지우펀에 가고 싶었던 것은 대만의 역사 영화 '비정성시' (悲情城市)의 무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제주 4.3 사건'이나 '5.18 민주화 운동'의 비극과도 비교되는 대만의 '2.28 사태'를 주제로 한 이 영화를 1990년 극장에서 본 기억이 매우 큰 체험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지우펀 마을은, 시대의 폭력으로 고통 받고 희생되었으나 이제 숭고한 희생자로 기억되는 사람들의 삶의 자리였습니다. 지금 그곳은 아름다운 관광지로, 느긋한 분위기의 차 한 잔이 어울리고 젊은이들의 즐거운 수다가 골목을 채우는 곳입니다. 그래도 가끔은 여기저기서 '비정성시'란 현판을 보기도 합니다. 때가 차서 지난날의 비극의 흔적이 현재의 행복에 자리를 내놓는 것은 순리일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의 비극을 망각하고 왜곡하는 것이 지금 행복을 가져오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일 것입니다. 기억의 맥박을 잃지 않는 것이 오히려 희생의 자리에서 생명과 번영을 길어 낼 수 있는 길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기억하는 것이 폭력의 악순환이 아니라 화해와 평화의 열매를 맺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1980년의 광주를 민족의 십자가로 기억하는 것은 옳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기억만이 화해와 생명을 가능하게 합니다. 기억하지 않는다고 비극이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폭력이 순환할 수 있는 씨를 뿌리는 것입니다. 오랜만에 김준태 시인의 '아 광주여! 민족의 십자가여!'의 한 대목을 떠올리며 민족의 십자가 광주를 기억합니다. "아아 광주여 무등산이여/ 죽음과 죽음을 뚫고 나가/ 백의의 옷자락을 펄럭이는/ 우리들의 영원한 청춘의 도시여/ 불사조여! 불사조여! 불사조여!/ 이 나라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골고타 언덕을 다시 넘어오는/ 이 나라의 하느님 아들이여." -매일미사에서- *** *** ***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4절)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5ㄴ절) 제자들의 의문에,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6절)고 답하십니다.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너희에게 하는 말은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다. 내 안에 머무시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11절)이라고 하심은 예수님의 모든 언행은 하느님을 계시하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예수님으로 인해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가 새롭게 시작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을 알려주시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진리를 가르치시기에 우리를 아버지께로 인도하는 유일한 길이 되십니다.(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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