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명은 내 정결함의 잣대가 됩니다
봄의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눈길을 자꾸만 하늘에 두는 건, 마음이 그쪽을 향해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눈에 보이는 하늘이 아니라 온 마음을 내어맡기는 하늘, 우린 그 하늘을
본향이라고 부릅니다.
돌아가고픈 곳, 언젠가는 돌아올 우리를 애틋하신 눈동자로 내려다보고 계신
하느님께서 계시는 나라입니다.
그렇게 바라다보는 하늘은 하루의 고단한 생활 중에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한밤에는 그 하늘에 별이 뜹니다.
오래 전 나자렛의 마리아께서도 그 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하셨을 겁니다.
인간으로서 감당해내지 못할 두려움과 근심도 지금의 우리들처럼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모두 의탁하셨을 테죠.
언제나 열려 있는 하늘, 내 마음을 성모님처럼 열기만 하면 하느님 당신의
은총을 온 마음 온 몸 가득하게 담아주십니다.
무염시태, 티없이 깨끗하고 맑으신 성모님으로부터 잉태됐다는 뜻이죠.
어떻게 하면 나도 성모님의 믿음과 같이 순결할 수 있을까요.
성모님께선 내가 절대 갖지도 못할 정결함을 미리부터 갖고 태어나셨을까요.
사람들은 말합니다.
너무 맑은 물엔 고기가 모이지 않는다구요.
그리고 요즘 세상에 그렇게 온전히 맑게만 살아갈 수 있겠냐면서요.
그래서 적당히 맑아지는 방법을 찾아냅니다.
"성모님,
그분은 내가 결코 같아질 수 없는, 머나먼 하늘나라에 계신 분 아닌가요?"
나와는 다른 분...
인간이기에 짓게 되는 죄도 이렇게 해서 닫힌 마음 안으로 어느 정도까지는
용인합니다.
무염시태는 순명으로부터 이뤄졌습니다.
순명은, 몸과 마음을 얼마나 하느님을 향해 열고 있는지에 따라 내 정결함의
잣대가 됩니다.
맑고 깨끗해서 하느님을 바라보고 마음을 여는 게 아니라 마음부터 활짝 열어야
비로소 맑고 깨끗해지는 거겠죠.
지금도 바라다보고 있는 저 하늘처럼 말입니다.
-주님의 향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