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복음화 사명의 도구인 사회교리:
사회생활의 원리 ⑲ 연대(連帶, solidarity) - 공동선을 향한 헌신
"교회의 사회교리 체계는, 교회가 역사의 경로에서 드러난 사건들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하신 말씀 전체에 비추어서 또 성령의 도움을 받아 해석함으로써 점진적으로
새로워진다"(「간추린 사회교리」 104항).
'사고'는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을, '사건(事件)'은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거나 주목을 받을 만한 뜻밖의 일"(표준국어대사전)을
말하는 것으로 서로 구별됩니다.
인류는 "더 나은 현세 생활을 열심히 추구하는" (「기쁨과 희망」 4항) 가운데 상호의존의
세계화에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그 기쁨과 희망을 노래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심각한 불균형과
불평등의 슬픔과 고뇌로 동요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심각한 불균형과 불평등은 사회적 문제이고 "주목을 받을 만한 뜻밖의 일"
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표지와 도구'(「인류의 빛」 1항 참조)로서 '지금 여기에' 실재하는 교회는
동요하는 인류에게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습니다(「기쁨과 희망」
제1부 "제4장 현대 세계에서 교회의 임무" 참조). 여기서 교회는 인간의 타고난
사회적 본성, 모든 인간의 평등한 존엄과 권리, 일치를 향한 개인들과 모든 나라 시민들의
공동 노선, 곧 연대의 길을 강조합니다.
교회의 사회교리 체계는 이렇게 연대의 원리로 다시 새로워집니다.
우선 우리는 '연대의 공동체'와 '패'(牌, 같이 어울려 다니는 사람의 무리)를 분명히
구별해야 합니다.
'패'는 "특정 이해관계'로 모여 "그 집단의 목적을 위해 일하는 이들만" 받아들이며
"그 집단의 구조를 위협할지도 모를 낯선 존재는 모두 차단하고 배제하려는" 폐쇄
집단입니다(「모든 형제들」 102항).
여러 분야와 영역에서 다양한 집단들의 관계 맺음인 인간 공동체(사회)의 삶에서,
그 관계 맺음이 '패싸움'의 성격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그곳은 이성보다 '힘'(폭력)이 지배하는 난투의 장이 되고 말 것입니다(「모든 형제들」
16, 36항; 「찬미받으소서」 82항 참조).
교회는 그 힘이 '이득과 권력을 향한 강렬한 욕망'으로 드러나는 구조들을
'죄의 구조들'이라 고발합니다(「간추린 사회교리」 119항 참조).
그리고 그것이 시급히 ‘연대의 구조’로 정화되고 전환되어야 함을 호소합니다
(193항 참조). 프란치스코 교황은 '연대'의 가치를 다음과 같이 강조했습니다.
"모든 일이 분해(해체)되고 일관성을 잃어버린 것 같은 시대에, 공동의 미래를 구축하려
노력할 때, 우리는 다른 이들의 ‘무름’에 책임이 있다는 의식에서 생겨난 '단단함'(연대)에
호소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대는 구체적인 수고(service, 복무)로 드러납니다.
그 수고는 다른 이들을 돌보려는 노력에 있어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고는 대부분 취약함을 돌본다는 것, 우리 가족, 사회, 시민 가운데 취약한
구성원들을 돌본다는것을 뜻합니다.
그러한 수고를 바치면서 사람들은, 가장 취약한 이들의 구체적인 시선 앞에서, 자신들만의
바람과 염원과 권력 추구를 제쳐 놓는 법을 익힙니다.
수고는 언제나 취약한 구성원들의 얼굴을 지켜보고, 그들의 살을 만지고, 그들과의
밀착을 느끼며,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그 밀착을 견디면서까지 그들을 도우려 합니다.
수고는 절대로 이념적이지 않습니다”(「모든 형제들」 115항).
-박동호 안드레아 신부 (서울대교구,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