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살피기:말해야 안다!

2022. 12. 22. 오전 5: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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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살피기:말해야 안다!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뉜다고 합니다. 화장실 휴지를 안으로 거는 사람과 바깥쪽으로 나오게 

거는 사람, 약 먹을 때 물부터 마시는 사람과 약부터 입에 넣는 사람처럼 말이죠. 

어느 쪽이든 자기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상담하다 보면 저도 두 부류의 사람들을 만납니다. 

'말해야 알지.' 하는 사람과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었으면.' 하는 사람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린다면, 사람의 마음은 말해야 알 수 있습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은 정말로 진리입니다. 

물론 속마음은 감추려고 해도 언젠가는 드러나기 마련이고 사람의 표정이나 몸짓으로 

추측 가능하지만,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아는 방법은 '말로 표현하는 것'이죠. 

어떤 분들은 "꼭 말로 해야 아냐?"고 말합니다. 

하지만 말로 해야 제대로 알아듣습니다. 

말을 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곤 넘겨짚기나 선입견 그리고 그나마 

낫다고 할 수 있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인데 그마저도 정보가 부족할 때는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왜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었으면' 하는 사람이 많은 걸까요? 

그 이유는 상대방이 자신의 마음을 먼저 알아주었을 때를 떠올려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 순간 느끼는 기쁨은 관심과 배려를 자신이 요청하기도 전에 받는 데서 옵니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면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가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반응하는지를 눈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런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상대방이 말하지 않아도 원하는 걸 해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사랑하면 보인다.'는 말처럼 사랑이 기본적으로 요구됩니다. 

상대방을 사랑하게 되면, 관심이 생기고 그에 대해 더 많은 걸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선물을 좋아하고, 어떤 색깔을 좋아하는지처럼 말이죠. 

하지만 관심이 없다면, 아무리 오랜 시간을 같이 있어도 그럴 수 없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질문해봅니다. 

'사랑'이란 상대방이 말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알아채는 능력을 말하는 것일까요? 

물론 그런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 사랑은 상대방이 억측이나 오해를 하지 않도록 오히려 

자신을 있는 그대로 개방하고 상대에게 자신을 적절한 방식으로 알리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데이트하던 연인이 말다툼하는 유명한 대사가 있습니다. 

한쪽이 "미안해."라고 말하자 다른 한쪽은 "뭐가 미안한데?" 하며 되묻습니다. 

사과를 했는데도 당황해하는 이유는 상대방이 어떤 상황에서 화가 났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은 화가 난 사람이 이러이러한 이유로 기분이 상했음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본인의 입으로 직접 얘기하기 전에 상대가 그 이유를 알아차리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시간과 경험의 공유가 필요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질문'입니다. 

넘겨짚거나 속단하는 건 대부분 관계를 어렵게 만듭니다. 

따라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본인의 생각이나 감정을 알려줄 필요가 있을 때는 적절한 

방법으로 전달합시다. 

이렇게 관계를 지속해나간다면 서로 간에 큰 위기는 찾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분란의 화염이 통제 불능으로 번지는 일은 없을 테니 말이죠. 

말해야 안다!



-현우석 스테파노 신부 | 얘기 들어주는 신부 (의정부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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