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군중이 먹도록 나누어 주어라

2021. 7. 27. 오전 6:09:35

글자

o


이 군중이 먹도록 나누어 주어라


코로나 초기에 우리 이주민들은 공적 마스크를 구입하기도 어려웠고 위원회에는
함께 나눌 방역 물품도 부족하였습니다.
그때 교구뿐만 아니라 민간단체에서도 방역 물품과 생필품을 '나눔' 해주셨습니다.
보고에 의하면 코로나 시기에 교구를 비롯한 많은 사회복지 시설에 오히려 기부가
더 늘었다고 합니다.
힘겨운 이웃을 위한 나눔에 동참하는 분들이 많이 있어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보게 됩니다.

오늘 제1독서와 복음은 '빵의 기적' 이야기입니다.
제1독서에서 엘리사 예언자는 맏물로 만든 보리 빵 스무 개로 백명이나 되는
사람을 먹입니다.
그리고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그보다 더 많은 오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배불리 먹이십니다.
그리고 두이야기 모두, 함께 있던 사람들이 모두 먹고도 남았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아마 그 자리에서 배불리 먹으며 기적을 체험했던 사람들은 모두 한 분이신 주님을
찬양하였을 것입니다.

"우리 가운데에 큰 예언자가 나타나셨네. 하느님이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네."
(루카 7,16)

복음의 기적 이야기로 돌아가 생각해 봅니다.
과연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먼 길을 따라왔던 군중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왔을까요?
우리는 여행 갈 때 도시락, 음료수, 과자와 같은 양식들을 챙겨갑니다.
아마 그 옛날의 군중들도 똑같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마음속에는 자기의 것을 다른 이와 나누고 싶은 마음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오직 아이 한 명만이 자신이 가진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내놓았다고 복음은 전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예수님이 행하신 기적은 무엇일까요?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내어놓는 어린아이의 나눔과 헌신에 감동한 군중들이 그제서야
자기 것을 타인과 나누려 하게 된 마음의 변화, 회심이 기적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그 결과, 사랑의 나눔으로 많은 사람이 먹고도 남게 되었습니다.

가톨릭 사회 교리에 '재화의 보편 목적'이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모든 사람과 모든 민족이 사용하도록
창조하셨다.
따라서 창조된 재화는 사랑을 동반하는 정의에 따라 공정하게 모든 사람에게 풍부히
돌아가야 한다."(사목헌장 69항)

만물의 주인이신 주님께서는 오늘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먹고도 남을 일용할
양식을 베풀어 주십니다.
그러나 불균등한 분배로 인해 한 편에서는 다이어트를 하며 음식을 버리고,
반대로 한 편에서는 기아에 굶주리며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2독서의 사도 바오로의 말씀을 기억하며 한 분이신 주님 안에서 형제자매들을 위한
나눔을 실천하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
그리스도의 몸은 하나입니다.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며 세례도 하나입니다."(에페 4,2-5 참조)


-이광휘 베드로 신부 | 사회사목국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서울대교구)-


    -            -  

s


"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요한 6,11)


내내 닫혀있던 봉쇄 수녀원의 빗장이 잠시 열리는 유일한 시간입니다.
수녀님은 성체 앞에 한없이 깊은 절을 올리고 나서 두 손을 고이 모아
성체를 모십니다.
이천 년 전 예수님께서 감사를 드리신 다음 나누어 주셨던 그 빵은,
이제 그분의 몸이 되어 제 두 손 위에도 모셔졌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만찬의 시간입니다.


사진 설명-성모마리아방문봉쇄수녀회, 연천

 -장은미 베르나디아 | 가톨릭사진가회-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기도.묵상 글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