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나라를 위해 활동하라고 주신 성령의 은총
오늘은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오늘로써 교회는 부활시기를 끝내고 연중시기로 넘어갑니다.
오늘로 마무리되는 부활시기는 빛과 생명을 되찾는 기쁨의 시간이었습니다.
성부 하느님께서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통하여 어둠과 죽음을
물리쳐주신 덕분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승천은 그분 삶과 죽음이 옳은 것이 그분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셨음을 거듭 증명해 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성부 하느님 곁으로 오르신 것을 기뻐하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분께서 '지금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는 두려움에 떨기도
했습니다.
약속하신 성령께서 오셨을 때, 그들은 "집 안"(사도 2,2)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기다리던 협조자 파라클리토 성령께서 제자들에게
내려오셨습니다.
그 자리에는 성모님께서도 함께 계셨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성모님과 함께 협조자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두려움을 이기고
주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실천하며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에게 오신 성령님은 이미 예수님의 지상 생활에서 함께하셨던
하느님의 영이시며, 제자들이 사도로 뽑힐 때와 세상에 파견될 때,
곁을 지켜주신 분입니다.
사도들은 유다인들의 박해와 도전을 받을 때마다 성령께로부터 도우심을 받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배웠습니다.
사도들처럼 예수님 승천 이후 세상 속에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해나가는
우리 신앙인들도 매 순간 성령님의 인도를 받게 될 것입니다.
신앙생활은 기도를 해서 갑자기 세상을 바꿔버리는 마법같은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성령님의 도우심 속에서 신앙인 각자가 선을
실천함으로써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신앙인의 삶은 매일 코로나19의 종식을 위해 기도하면 갑자기 기적 같은 일을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사랑의 연대와 실천으로
구원을 살아가는 순간의 연속입니다.
해마다 여러 본당에서는 성령칠은, 곧 슬기(지혜), 통달(지식), 의견, 지식,
굳셈(용기), 효경, 두려워함 등 성령의 일곱 가지 은혜를 뽑는 행사를 하곤 합니다.
이들은 모두 공동체와 하느님 나라를 위한 은혜입니다.
누군가는 자기 개인을 위한 은혜로만 생각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 개인적 욕망과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위한 일에
필요한 은혜로 청하고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동참하도록 합시다.
예전에는 '성령' 대신에 '성신'이라는 말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런데 '성신'이라는 말은 지나치게 정적이어서 그분의 역동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합니다.
바람처럼 불꽃처럼 오셔서 우리를 움직이시는 성령님, 그분께 마음을 열고
두려움과 안주에서 벗어나 생명력 넘게 활동하는, 힘차게 일어나는 신앙인이
됩시다.
성령께서 여러분의 가정과 모든 공동체에 함께하시어 활기찬 생명의 은사를
부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하느님 나라를 위해 활동하라고 주신 성령의 은총
-김종원 세례자 요한 신부(정약종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