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심하고 복음을 전하라

2019. 2. 13. 오전 6: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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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하고 복음을 전하라


바오로 사도는 소아시아 킬리키아 지방의 타르수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율법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교육받은 철저한 유다인이었습니다.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던 그였으나,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하고 극적으로 회심한 뒤 그리스도의 바오로 사도로 변신하였습니다. 교회가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을 별도로 지내는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의 발현으로 이루어진 그의 회심이 구원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바오로 사도는 많은 이방인의 눈을 뜨게 하여 그들을 어둠에서 빛으로, 사탄의 세력에서 하느님께 돌아서게 하였습니다. (사도 22, 3-16)

그리스도교 신앙은 하느님께로 돌아가라고 촉구하는 회심의 신앙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저버리고 하느님과의 관계를 끊어버렸던 죄를 뉘우치고 다시금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이 회심의 신앙입니다. 하느님께서 인류 공동체에 내려주신 평화와 정의를 외면하고 탐욕과 이기심에 젖어 분쟁과 억압을 되풀이했던 삶을 주님의 평화와 정의로 다시 채우는 것이 회심의 신앙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우리의 십자가로 받아들이고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삶을 오롯이 봉헌함으로써 부활에 이르는 것이 회심의 신앙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공생활 처음부터 이미 이 땅에 도래한 하느님 나라에 살기 위해 회심하라고 촉구하셨습니다. 우리의 죄를 들추어내어 비참한 처지로 내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하느님을 만나 함께 하도록 일깨우기 위해서 말입니다. 사실 우리는 불완전하며 무력한 존재이기에 자신이 원하든 그렇지 않든 알게 모르게 수많은 죄를 범하며 살아가고 있으며, 이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이웃에게 크고 작은 아픔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회심은 일생 단 한번이 아니라, 마지막 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때까지 삶의 여정 안에서 쉼 없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오늘 2000년 교회 역사 안에서 가장 커다란 영향을 끼쳤던 결정적인 회심을 묵상합니다. 하느님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오히려 예수님을 믿고 따르던 사람들을 박해하는 데 앞장섰던, 이러한 박해를 통해 예수님 자신을 박해했던 사울의 회심이 그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율법을 엄격하게 지키도록 교육받은 철저한 유대인으로서 그리스도교 박해에 앞장섰던 사울은,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하고 극적으로 회심한 후 사도 바오로가 되어 온 세상에 주님의 복음을 전파하였고, 마침내 박해자의 손에 의해 죽음으로써 순교의 영광을 얻게 되었습니다.

바오로의 회심을 묵상하면서 두 가지를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먼저 삶의 모습을 180도 바꾼 사도 바오로의 믿음과 결단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신비로운 만남을 예사롭게 넘기지 않았고 믿음으로 예수님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사도 바오로는 남은 삶을 오롯이 바치는 결단으로 예수님을 따릅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자신이 박해하던 사람들과 하나가 된 바오로 사도는 지난 날 하나였던 사람들에 의해서 기꺼이 박해받는 자가 됩니다. 사도 바오로의 회심은 자신의 생각이나 생활에 젖어 좀처럼 여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우리에게 위대한 귀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음으로는 박해자를 복음의 선포자로 선택하신 하느님 사랑의 섭리입니다. 박해받던 예수 그리스도의 부르심이 없었다면 박해자 사울의 회심은 있을 수 없었습니다. 회심은 개인의 성찰이나 결단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에 앞서는 하느님의 부르심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어디서나 우리를 당신께로 끊임없이 부르십니다. 그러기에 하느님의 부르심에 귀 기울이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회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회심의 체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각자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든 작든 회심의 체험은 신앙의 소중한 밑거름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신앙의 무감각 때문에 이러한 회심의 순간을 미처 감지하지 못하거나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흘려버리곤 합니다. 그러기에 부르심과 회심의 체험에 대하여 예민한 감각을 가지는 것이 신앙생활에 꼭 필요합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징들이 따를 것이다. 곧 내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마르 16, 15-18)


-주님의 향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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