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되게 하소서
혼인성사를 주례하다 보면 늘 보이는 모습이 있습니다.
바로 혼인을 위해 미사가 거행되는 성당 안의 모든 사람들의 분주한
모습입니다.
혼인의 당사자인 신랑과 신부는 말할 것도 없이 바빠 보입니다.
신랑과 신부의 부모님 또한 축하를 하러 온 많은 손님들과 인사를 주고받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입니다.
신랑과 신부,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들과 하객들 외에도 많은 사람들의
분주함이 보입니다.
미사를 준비하는 전례봉사자들, 축가를 연습하고 있는 성가대, 잔치를 위해
음식을 장만하는 사람들. 모든 사람들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들의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신랑과 신부가 혼인을 맺어 서로가 하나가 되기를 위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목적을 위해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아 혼인을 준비하면
이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성사 안에서 신랑과 신부가 하나가 되게 하시고
그 혼인을 완성시켜 주십니다.
오늘 예수님과 성모님께서는 혼인 잔치에 가십니다.
그런데 혼인 잔치
에 포도주가 떨어졌습니다. 잔치가 한창인데, 기쁨과 즐거움을 가져다 줄
술이 떨어졌으니 그곳에서 혼인을 준비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곤혹스러워
했으리라 여겨집니다.
이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알고 계셨던 분
은 바로 성모님이십니다. 성모님께서는 포도주가 떨어져 어려움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들을 대신하여 예수님께 이 사실을 알립니다.
예수님께서는 잔치를 준비하는 일꾼들에게 해야 할 일들을 알려주셨고,
일꾼들은 물독에 물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리고 이제 예수님께서는 그 물을 포도주로 바꾸십니다.
혼인 잔치를 준비하고 있었던 사람들의 목적은 하나였습니다.
바로 신랑과 신부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신랑과 신부의 혼인식이 잘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혼인을 축하하러
온 모든 손님들이 기쁜 시간을 보내기를 위해 잔치를 준비했습니다.
분주함 속에 포도주가 떨어지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그 부족함을 채워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물을 포도주로 바꾸신 기적 안에서 그들의 혼인 잔치를 완성시켜
주십니다.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모습은 서로 다릅니다.
서로 다르기에 불안한 모습도 보입니다.
풍요로움과 빈곤함, 기쁨과 좌절 등의 상대적인 개념들은 각자 형편의 차이를
불러일으킵니다.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닥치고 마음이
허전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때야말로 오늘의 복음을 기억할 때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잔치인 이 세상 안에서 서로 하나가 되려고 노력할 때 우리의
부족함을 당신 아드님께 이야기해주시는 성모님이 계십니다.
그리고 그 때 비로소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부족함을 채우시고 당신 사랑 안에서
세상을 완성시켜주십니다.
-박인수 요셉 신부 (인창동 부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