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순위"
본당에 있을 때 가끔 강론을 통해 이런 얘기를 반복해서 하곤 했습니다.
"세상에서 우리가 많이 가질수록 좋은 욕심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너를 위한 욕심이라고…"
나를 위한 욕심이 아닌 너를 위한 욕심!
그 욕심이 바로 사랑이 되고 사랑하게 되면 너의 웃음과 너의 만족이
나의 웃음과 만족이 되어 내 삶이 따뜻해지고 행복하게 되지요.
그러다 보면 내 삶의 우선순위는 이제 내가 아니라 너와 우리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억나는 좋은 글을 소개해 봅니다.
"나는 아무래도 눈이나 비가 올 것 같다고 하고 그이는 눈도 비도
안 온다고 하신다.
내 경험으로는 저런 하늘에서 틀림없이 눈 아니면 비가 내리던데 그이는
눈도 비도 안 온다고 하신다.
아아, 나는 오늘 종일토록 눈도 비도 안 왔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내 경험보다 그이가 훨씬 소중하니까!"(이현주-'내 경험보다')
그렇습니다.
오늘 복음말씀에서는 우리에게 우선순위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앙인으로서 우리 스스로가 자신에게 물어야 할 가장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음에서 제자들이 그러했듯 현실 안에서 우리 역시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노력은 어렵기만 합니다.
그래서 쉽게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어렵다고 포기하기보다는 다른 시선에서
우리의 관점을 다시 디자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앞에서 언급했듯, '우선순위'입니다.
나의 노력과 어려움을 생각하기 이전에 하느님의 이끄심에 대해 생각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전해주시는 말씀처럼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렇습니다.
내가 먼저가 아닙니다.
가장 큰 것을 위해 내가 지켜야 할 것!
가장 큰 것을 위해 넘어야 할 나의 고통과 어려움!
그것이 먼저가 아닙니다.
바로 하느님의 이끄심이 먼저입니다.
그 이끄심에 나 자신을 온전히 맡기고 믿음을 두며 그 이끄심을 내 삶의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그저 우리의 결심으로만 머문다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결심을 넘어서 단호한 결단!
내 것을 포기하고 하느님의 것을 선택하는 결단을 통해 이것이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확신하건대 오늘 복음의 말무리에서 예수님께서
약속하였듯 우리는 하느님께로부터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 자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봅시다.
"나는 진정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생명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나보다 하느님을 더 사랑하고 있는가?"
"나의 고통과 어려움보다
하느님의 이끄심을 믿고 온전히 나를 맡겨 드릴 수 있는가?"
이번 한 주간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지금의 나의 진짜 마음과
생각을 들여다보고 다시 한 번 신앙인으로서 우리 삶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원종훈 요셉다미안 신부(전주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