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것"
한 신자가 죽어서 천국에 갔습니다.
가서 보니 놀랍게도 이 세상과 똑같은 모습인 겁니다.
어느 동네는 호화주택에 고급승용차에 마트, 병원 등도 최고급이었습니다.
그러나 옆 동네는 기울어진 판자집에 낡은 자전거, 구멍가게,
옛날약방들만 즐비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천국문을 지키는 베드로 사도에게 물었습니다.
"천국이 어떻게 속세보다 못합니까?"
그러자 베드로 사도가 대답했습니다.
"살아생전에 헌금을 많이 낸 사람들은 천국에서도 부자로 산다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여기서도 가난하지"
그러자 그는 분노하며 따졌습니다.
"하느님은 정의롭고 자비하시며 가난한 자들을 사랑하시는 분이
아니셨습니까?
어떻게 돈 하나 때문에 이리 사람을 차별하십니까?
여기가 정녕 천국이 맞단 말입니까?"
그러자 베드로 사도가 달래며 말했습니다.
"너무 흥분하지 말고. 조금만 더 지켜보게나"
이윽고 밤이 왔습니다.
그러자 부자동네 쪽은 캄캄하고 사람도 없었습니다.
낮에도 거리에 사람 하나 없던 곳인데 밤이 되자 아예 불빛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옆동네는 달랐습니다.
집집마다 불이 환히 켜졌고, 사람들은 음식을 차려놓고 웃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거리를 지나는 많은 사람들도 모두 활기가 넘쳤습니다.
그래서 그는 다시 물었습니다.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베드로 사도가 말했습니다.
"저들은 화려한 곳에 살기는 하지만 전기도, 가스도, 기름도, 심지어
마트에 물건도 거의 없다네. 헌금은 많이 냈지만 사랑은 별로 실천하지 않은
결과지. 반면 이들은 비록 누추한 곳에 살긴 하지만 전기도 가스도 기름도
넉넉하고, 가게에 물건들도 많다네.
헌금은 적게 냈어도 사랑을 늘 실천하며 살았던 게지."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자기 욕망에 속을 때가 많습니다.
예수님을 찾아온 그 사람이 계명을 잘 지켰던 이유도 하느님의 자녀 되기
위함이 아니라, 칭송받고 싶은 숨겨진 욕망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율법을 잘 지켜 복을 받아서 부자까지 되었으니, 사람들이 자신을 칭송할
것이라는 우월감에 차 있었던 것이지요.
거기다 구원까지 얻게 된다면 '저들이 얼마나 나를 부러워할까?'
내심 기대했을 것입니다.
바로 그 점이 "부족한 것" 이었습니다.
노력해서 얻은 명예나 권력, 심지어 계명의 실천으로 받은 보상까지,
사실은 모두 구원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 중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재물입니다.
재물은 그 깨달음을 결정적으로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나에게만 집중하게 만들어 그분을 가려버리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재물이란 무엇인가?'
다시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유한한 것으로 무한한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그리하여 낙타같은 내가
바늘귀 같은 천국문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모든 것이 가능"하신 하느님께
간절히 청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세훈 시몬 신부 (교포사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