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2018. 7. 23. 오전 4: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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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여러분께서는 과일 중에 사과를 그려보라는 요청을 받는다면 어떻게 그리시겠습니까? 열에 아홉 분은 아마도 주먹보다 더 큰 크기에다가 빨갛고 탐스럽게 익어 윤기가 나는 사과를 그리실 것입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꽤 오래전, 최소한의 농법만을 가지고 사과를 재배하는 과수원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그동안 알고 있던 모습의 사과도 있었지만,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사과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방울토마토 크기의 사과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 이실직고하자면, 저는 보고도 믿기지 않아 다 먹어봤습니다. 먹어보니 사과가 맞았습니다. 그 독특한 재배방식에 대해서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그들은 하느님께서 주신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선택 한 방법이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하늘도 땅도, 비와 바 람도, 그리고 씨앗 모두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기에, 하느님께서 키우신 대로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농업이 아니라 '농사'를 짓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듣다가 무릎을 치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농민 주일입니다. 농민은 ‘농사’가 생업인 사람을 부르는 말입니다. '농사'는 씨나 모종을 심어 기르고 거두는 일이나, 혹은 자녀를 낳아 기르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입니다. - 이와는 달리 농업이란 땅을 이용하여, 인간생활에 필요한 식물을 가꾸거나, 유용한 동물을 기르거나 하는 산업을 가리킵니다. 먹는 것은 사람의 생존을 위한 아주 중요한 문제인데, 지금 우리의 먹거리는 '농사'의 결과물인 농작물이 아니라, 농업의 산물인 농산물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람의 손으로 재배된 것보다는, 기계에 의한 것이 더 많습니다. 사랑과 정성으로 가꾼 것보다는, 손익계산에 의한 욕심에 따른 것들 투성이입니다. 식사 전 기도 중에 "은혜로이 내려주신 이 음식"이라고 말하지만, 내 입맛에 안 맞으면 버리기 일쑤입니다. ? 온 누리의 주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주님의 너그러우신 은혜로 저희가 땅을(포도를) 일구어(가꾸어) 얻은 이 빵(술)을 주님께 바치오니 생명의 양식이(구원의 음료가) 되게 하소서. 성찬 전례의 첫 자리에서, 성체와 성혈을 이룰 빵과 포도주를 제대 위에 올릴 때, 사제는 위의 기도문을 바칩니다. 이 기도문을 보면 생명의 양식이 될 빵과 포도주는, 하느님의 은혜로 비롯된, 우리가 일구고 가꾼 농작물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욕심과 이윤 추구가 아닌, 하느님의 은혜에 기초한 정성과 사랑이 그 안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농민 주일을 맞아, 행복하고 건강한 신앙생활을 위해 우리의 많은 기도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농사를 생업으로 하는 농민들의 생존을 위해 우리의 많은 기도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우리 모든 인간의 기본권인 의식주 중에, 식(食)의 문제가 우리 모두를 위협하고 있기에 많은 기도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영성체를 통해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고, 음식에 사랑과 정성을 담아 나누는 식사를 통해 우리의 삶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영글어가면 좋겠습니다. -신기훈 그레고리오 신부 (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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