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파요

2018. 7. 9. 오전 7: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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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파요

 

 

기다리던 택배가 도착해서 들뜬 마음으로 상자를 개봉하기 시작했습니다. 칼로 상자를 개봉하던 중, 실수로 그만 손에 상처가 생겼습니다. 정성스럽게 약을 바르고, 밴드를 붙였습니다. 상처를 가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알아보고 어쩌다 다쳤느냐고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잘 설명하다가, 이내 일일이 설명하기가 귀찮은 마음에 밴드를 제거해 버렸습니다. 물론 소수이지만, 그래도 관심을 가지고 보신 분들은 상처를 알아봐 주셨습니다. 사제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큰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 주시고 기도해 주신 덕분에 금세 완치하여 일상생활로 복귀하였습니다. 그런데 몸 안쪽에 자리 잡은 수술 자국은 지워지지를 않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내심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생각이 들어 수영장이나 대중목욕탕에 가는 것이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몇 번 그런 곳을 이용하다 보니, 관심을 가지고 보지 않으면 잘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당당하게 다닙니다. 저마다 자기만의 아픔과 상처가 있습니다. 부모님에게서, 가족들에게서, 친구들에게서, 연인에게서, 지인에게서, 혹은 자신에게서 상처를 받게 됩니다. 상처를 받은 나의 마음은 너덜너덜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 보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주리라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해보지만, 실제로는 괜찮은 것이 아니라 괜찮아 보이려는 것입니다. 이렇게 상처는 점점 더 덮어 감추거나 가리어 숨기게 됩니다. 사실은 다 보여주어도 괜찮은데 말입니다. 아픔을 누군가와 나눈다는 일은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너무도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사람에게 고백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 나오는 회당장 야이로와 하혈하는 여인처럼 용기를 가지고 도움을 청하면, 그 믿음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예수님은 보여주십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시지만 사람이셨고, 하느님의 위로를 그들에게 전해주셨습니다. 그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살아가야 하는 삶의 방식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우리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 아파요"라고 말이지요. -노경득 블라시오 신부 (한마음 청소년수련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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