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다 구주 오셨네! - 희망의 노래
요즈음 대한민국 사회를 한마디로 '희망 잃은 사회가 됐다.'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열심히 살아도 흙 수저를 개천에서만 살게 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라는 표현이 너무도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직업을 찾아 헤매고 있지만, 올해 10월 기준 청년 실업률이
1999년 외환위기 수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신문 기사는 우리 사회
현실에 대한 어두운 단면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삶을 살다보면 분명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인생에 굴곡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이고, 이러한 인생의
험난한 여정을 잘 이겨내고 살아가야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실은 어쩌면 당연한 삶의 한 과정일 수 있는데,
왜 우리는 이 현실을 이렇게 희망이 없는 시대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이제는 무엇을 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고착되어 바뀔 수 없는
구조가 되어 버린 현실에 대한 상실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서, '희망'이라는
단어가 힘을 잃어버리고 위로가 되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실의 시대에 우리는 오늘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예수 성탄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주님께 노래하여라. … 하늘은 기뻐하고 땅은 즐거워하여라.
바다와 그 안에 가득 찬 것들은 소리쳐라.
들과 그 안에 있는 것도 모두 기뻐 뛰고, 숲 속의 나무들도 모두 환호하여라
(시편 96,1.11-12 참조)'라는 시편의 말씀처럼, 오늘은 세상을 다스리러
오시는 구세주를 기쁘게 맞이하고 새롭게 펼쳐질 세상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는 날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이 시간부터는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나셨고, 이 은총이 우리를 교육하여, 불경함과
속된 욕망을 버리고 현세에서 신중하고 의롭고 경건하게 살도록 해 주실 것
(티토 2,11-12 참조)이라는 것을 믿고, 두려워하지 말고(루카 2,10 참조) 이
거룩하고 기쁜 날 예수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며 잃었던 희망을 다시
찾아나서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누구신지 물어보기 위해 온 요한의 제자들에게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루카 7,22)."라고 하시면서, 당신을 믿고 의심하지 않는 자는
이렇게 치유와 기적을 체험하고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예수님의 말씀을, 사랑을 전하는 것이
이 시대에 잃어버린 희망을 다시 찾게 해주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소명(召命)
입니다.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보게 하고,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을
비추시며, 즐거움을 많게 하시고 기쁨을 크게 하시는(이사 9,1-2 참조)
예수님을 희망으로 삼고, 세상에 예수님의 말씀과 사랑을 전한다면,
분명 "우리를 모든 불의(不義)에서 해방하시고 또 깨끗하게 하시어,
선행에 열성을 기울이는 당신 소유의 백성이 되게 하실 것(티토 2,14)"
입니다.
오늘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주시기 위해 아기 예수님께서 오셨습니다.
이웃 사랑을 통해 이 희망을 전하는 것이 오늘 성탄절을 지내는 그리스도인의
중요한 소명임을 기억하고 실천해서, 모든 이들이 희망을 갖고 주님 안에서
기뻐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이석재 안드레아 신부(수원 안법고등학교 교목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