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몇 주 전 의정부 체육관에서 순교자 공경대회 미사드릴 때 였습니다.
그날은 다른 날과 달리 모든 사제들이 교우들을 정면에서 볼 수 있게 좌석을
배치에 놓았습니다.
나름대로 괜찮은 방식이었고 다음에도 큰 미사가 있을 때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미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의정부 체육관 정중앙에 플랜카드가 한 장 붙어 있었고,거기에는
"우리의 서비스는 마침표가 없습니다 "라고 적혀져 있었습니다.
미사 내내 그 문구가 마음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런 걸 분심이라고 합니다.
그 문구는 의정부 체육관 시설관리단 에서 적어 놓은 결의였는데, 마치 고린토
전서의 한 구절이란 착각도 들었습니다.
전교 주일입니다.
전교 혹은 선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별히 교우들에 비해서 소수인 성직자와 수도자가 전교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불행하게도 성직자 수도자들은 성직자와 수도자를 지망하는 시점부터
늘 만나는 사람이 천주교 신자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성직자 수도자가 교우가 아닌 사람을 더 많이 만난다면 이상할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성직자와 수도자는 만나는 사람이 한정적이다 보니 본격적인 의미의
선교는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교우들은 성직자 수도자에게 늘 관대하고 긍정적이다 보니
'세상이 다 그럴 것이다' 하고 착각하고 살아가는 현실이 불편하기까지 합니다.
또한 열심히 신앙생활 하는 교우들도 이에 못지않은 데, 열심히 신앙생활 하는
교우들은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또 다른 교우들입니다.
물론 안 그렇기도 하지만 대체로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상하게' 선교할 사람이 없다고 찾아 헤매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와 같은 현실에 우리가 좀 시선을 바꾸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미 세례 받은 교우들 중에 여러 가지 이유로 신앙생활을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례는 신앙생활의 끝이 아니라 시작인데, 기세 좋게 시작만 해 좋고 계속해서
이어가지 못하는 많은 교우들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전교주일을 지내면서 교회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신앙생활을 시작만 해 놓은
교우들에게 더욱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는 예수님처럼, 우리의 서비스
(선교 권한)는 마침표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현섭 안사노 신부 (환경농촌사목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