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제가 이 세상에 첫 聲을 울린지 수십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름하야 생일이었던거지요.
그제 저녁 식탁에서 울 서방님 들으라고
"내일은 미역국이나 끓여야지"
울 서방님 뜨아한 표정으로
"왠 미역국?"
"으음, 낼이 내 생일이잖아"
평생 무관심했던 서방님에게 올핸 직접적으로 이렇게 알렸습니다.
무심한 서방님하고 살다보니 이젠 저도 내공이 생겼나봅니다.
간접적인 표현은 전혀 알아듣지를 못하니 이 방법으로다...ㅎㅎ
그래도 듣는 둥 마는 둥 걍 무심한 표정으로 묵묵히 식사를 하시~ㄴ다. ㅊ
다음 날 아침
미역국을 끓이려고 봤더니 된장국이 많이 있다.
해서리 미역국은 생략을 하고...
헌디, 식탁에 앉으신 서방님
생일 축하한다 말 한마디 없이 또 묵묵히 식사를 하시~ㄴ다.
미역국을 끓일 걸 그랬나?
글타고 간 밤에 그렇게 직접적으로 말했거늘 걍 깡그리 잊었을까?
내심 괘씸코 서운타.
"나 갔다 올께" 한마디 남기고 대문을 나선다.
그 뒤통수에 대고
'갔다 오든지 말든지'
톡 쏘아부치고 싶었지만 걍 속으로만.
어제 오늘 일도 아니건만
창밖에 날리는 눈을 바라보노라니 맘이 왠지 서글프다.
해서리
오늘 저녁 울 서방님을 어케해야하나
잔머리 굴리고 또 굴렸습니다.
다른 날은 전화도 자주 하더니만 오늘은 전화도 없이 늦는다.
11시가 다 되어 들어온 서방님
식탁위에 울 둘째딸이 사다놓은 케잌 상자를 보더니만
"오늘 누구 생일이냐?"며 나를 쳐다본다.
지는 잔뜩 부은 얼굴로다
"쳐다보지도 마씨욧!" 톡 쏘아부쳤다.
그 한 마디에 울 서방님 방으로 들어가더니 하얀 봉투 하나 들고나와 내 코밑에 들이민다.
"칫, 내가 이깢 봉투에 넘어갈 줄 알고?"
이럴려고 했다.
아니 이래야 했다.
그런데
그만
봉투를 낚아채는 나의 얼굴은 나도 모르게 그만 '급 방긋'
그것도 너무나도 화안하게...
'이래서는 아니되는디, 이래서는 아니되는디... '
맘은 그렇게 애타게 부르짖고 있었지만 표정은 도데체가 수습이 안된다.
남편은 승리의 미소인 듯 야릇하게 웃음을 머금고
잔뜩 부어있던 엄마의 눈치를 살피던 울 딸
"엄마, 표정관리 좀 해야 하는거 아냐? 그렇게 대놓고 좋아하다니 너~~무 심하시다... ㅋㅋㅋ" 이런다.
아~~~, 나의 이 지극히 단순함을 어이할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