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동 성당의 선교생활(유길성 스테파노)

2001. 1. 5. 오전 10:32:25

글자

<선교생활 1999년 여름호>중에서

 

"선교 사랑방" 유길성 스테파노(역삼동 본당)

● 복음화는 우선 내 자신의 영성 안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목마르다."(요한 19,28)고 말씀하신 에수님의 극심한 고통과 갈증을 풀어 드리려면, 결국 우리 모두가 함께 나서는 방법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지 않은가?"

 

새로운 열정,

새로운 방법,

새로운 표현

 

"왜 거룩한 성당에서 하늘에 대고 삿대질(?)입니까?

‘새 가족 찾기’99일 운동이 시작되면서 교중미사 때, "모여서 기도하고 나가서 전교하자!"고 신자들이 구호를 외치자, 일부 신자들 사이에 극심한 알레르기(?) 반응들이 나타났고, "그러한 것은 개신교 신자들이나 할 일이지, 왜 점쟎은 가톨릭에서 꼭 손을 들고 외쳐야만 하느냐?"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과연 10년, 20년 혹은 30년 동안이나 이웃들에게 예수님을 전하고자 노력해 본 일이 별로 많지 않은 우리들, 그러한 우리들이 이제 본당 공동체가 중심이 되어 복음 전파에 함께 나서 보자고 마음을 합해 전교희 구호를 외치고자 하는 이 시점에서 그러한 구호 소리에 동참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이 발목 잡는 뒷소리들의 진원지로 등장한다면, 과연 우리 신앙의 참 모습은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

  역삼동 성당의 복음화 운동을 1998년 10월 오태순 토마스 신부님께서 서울대교구 제 11지구장 신부님으로 부임해 오시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약 2개월에 걸친 사전 준비 작업이 이루어졌고, 인천 만수동 본당과 군표 본당을 위시해 수원교구내의 여러 본당 그리고 서울 구로본동 본당에서의 성공 사례들이 수집 검토되었다. 준비 단계(28일)-> 실행 단계(28일) ->확대 단계(35일)->환영준비 단계(7일)-> 입교식의 순서로 99일 동안의 ‘마스터 플랜(Master Plan)’을 마련하였고, 공동체의 결집된 기도의 힘이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소박한 신앙의 기본원리에 따라 ‘77일간의 성체조배’와 ‘40일간의 단식 고리 기도’등으로 중심을 잡았다. 남성 레지오 단원들을 주축으로 주로 밤 시간(늦은 10시부터 이른 6시까지)에 채워진‘24시간 지속적인 성체조배’는 시작된 지 불과 2주일만에 무려 603명의 형제·자매들이 회원으로 등록하는 열성을 보고, 이 숫자를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의 수에 비교해 본다면, 공동체의 3/1이 77일 동안 성체 조배실을 중심으로 24시간 깨어 기도하고, 활동하며 복음화 운동에 참여 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일부 신자들의 배태적이고 비협조적인 태도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공동체가 바치는 기도의 힘은 역시 대단히 크고 강했기에, 공동체는 많은 이들의 기도를 통해서 서서히 변화되었다. 그래서 최초의 경직된 분위기는 점차 긍정적인 분위기로 바뀌어 나갔다. 실행 단계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구역이나 반을 중심으로 동네 청소에 나서고, 어깨에‘당신을 초대합니다’라는 띠를 두른 형제·자매들이 손에는 전교 전단을 듬뿍 들고 지하철 입구, 동제 큰 사거리, 시장 안은 물론 백화점앞 인도에 포진(?)하여 총 15,000여 매의 전교 전단을 오가는 이웃들에게 미소로 전해 주었다.

 가두전교는 복음화 운동에 나서는 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 처음엔 부끄럽고 쑥스러워 어깨띠를 마다하던 이들이 가두전교를 한 번 경험한 후에는 오히려 띠를 두르고 나서는 편이 훨씬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행동할 수 있어 좋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를 했다."천주교에서도 이렇게 길거리에 나섭니까?"하는 질문도 여러 차례 받기도 했었지만, 모두들 호의적인 태도로 우리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입교식 날짜가 점점 가까워 오면서 추진 본부 요원들의 마음은 갈수록 초조해졌다. "과연 몇 사람이나 오게 될까?"하고 걱정하기도 했지만, 결국 요원 모두는 "기도하자! 그것밖에는 없지 않은가?"라고 마음을 모아, 어느날 저녁 본부 요원들이 대성당 감실의 예수님과 그 옆에 모셔진 성모님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묵주기도 100단을 한 자리에서 바치기로 했다. 두세 시간 정도면 되리라고 예상했던 기도시간은 새벽 1시를 넘어서서 무려 6시간 40분만에 모두 끝이 났다.

 늦은 밤 시간의 대성당 제대 앞은 의외로 추워서 다들 혼이 나기도 했지만, 기도를 마치고 나오는 우리들의 몸과 마음은 그렇게 가볍고 기쁠 수가 없었다.

  총 790명이라는 믿기지 않는 숫자의 이웃들이 역삼동 성당 공동체의 가족들에 의해 전교 대상자로 성모님께 봉헌되었고, 이 운동이 시작된 1998년 12월부터 입교식이 있었던 1999년 4월 4일(부활대축일)까지 모두 32명이 예비자 교리반에 등록되었다.

  강남의 정서가 어떻고, 그래서 천주교에서는 전교마저도 점쟎게 앉아서 해야한다는 일부의 고정관념이 전혀 틀렸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도 이미 15년 전인 1983년에 친히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을 향해서, 이제‘새로운 열정, 새로운 방법, 새로운 표현’으로 복음 전파에 앞장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창하시며‘새로운 복음화   ’를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복음화 운동은 한국교회 안에 흐르는 거부할 수 없는 커다란 물줄기가 되었다.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에게 하느님을 전하는 일은 이제 더 이상‘하면 좋고, 하지 않아도 괜찮은 일’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유언으로 남기신 우리 모두의 의무요, 사명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이웃들이 전교 대상자인가? 또는 몇 명의 예비자가 교리반에 등록했느냐? 등의 결과만을 생각하는 숫자 놀음은 결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껏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몰라서 망설였던 전교 활동이 본당 공동체를 통하여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우리는 단지 함께 나서기만 하면 된다. 복음화는 우선 내 자신의 영성 안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목마르다.”(요한 19:28)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극심한 고통과 갈증을 풀어 드리려면, 결국 우리 모두가 함께 나서는 방법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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