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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거한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재치있는 유머와 새심한 배려로
주변 사람들을 늘 즐겁게 했고
따뜻한 감동의 사연을 유난히 많이 남겼다
성직자가 되기 전 폴란드에서
'카롤'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바오로2세는
운동선수, 배우, 극작가로 활약했다
다방면에서 뛰어난 재주와 준수한 외모,
활달한 성격을 가진 그의 주변에는
늘 친구들이 많았다
열 세 살 때
그는 한 살 어린 할리나와 학교 연극 무대에 섰다
둘은 소포클레스 비극 <안티고네>에서
안티고네와 그녀의 하인 하이몬을 연기했다
이 인연으로 두 사람은
크라코프 대학 폴란드 문학과에 나란히 진학하기도 했다
함께 연극 무대에 선 뒤부터 할리나는 카롤을 좋아했다
그러나 나치가 폴란드를 침략하자
그들의 인생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카롤이 탐욕스런 인간의 이기심을 신의 사랑으로 극복하고자
사제의 길을 택한 것이다
훗날 폴란드 인기 배우가 된 할리나는 바티칸을 찾아갔다
그녀는 사랑했던 연인을
수많은 군중과 함께 멀리서 지켜봐야만 했다
교황의 모습이 사라지려 하자
마지막으로 그녀는 함께 자란 고향
'바도비체'를 크게 외쳤다
그러나 교황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한 듯
무심히 창문 너머로 사라졌다
몹시 실망한 할리나가 힘없이 돌아서는데
갑자기 리무진 한 대가 다가왔다
교황이 아침 식사에 그녀를 초대한 것이다
교황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할리나, 나의 안티고네"라고 말하며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가슴속에 새겨진 사랑의 추억은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고 아름답게 빛난다
- 좋은생각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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