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 고백

2009. 3. 1. 오후 1: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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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 고백 
                                               
아, 내가 그때 그 시간들을, 그 공간들에서 이렇게 그리고 저렇게
그렇게 살았었구나. 그 글을 썼던 날의 아침, 낮, 저녁들에 
내가 그런 생각들을 하며 살았었구나. 
그러니 이 들들은 어쩌면 내 마흔 살의 일기처럼도 읽힌다.

그 마흔 살 언저리에서 나는 내 인생의 오랜 숙원이었던 
세례를 받았고 고만고만하던 아이들은 훌쩍 컸고 
내 머리엔 어느새 흰 서리가 내렸다.

그렇게 시간이 갔고 마흔여섯의 나는 나의 지난 일기를 들여다보며
얼굴을 붉힌다. ...
다른 이들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겠다 맹세하는데
나는 부끄럼을 잘 견디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또 부끄럽다. 그래도 어디선가, 어느 길모퉁이 찻집 같은 데서 
내 부끄럼움에 기꺼이 손 내밀어 주는 이가 있다면, 
내 인생에 따스한 차 한 잔 사 주는 이가 있다면
굳이 사양하진 않으리라. 

혹시 아는가, 당신과 나의 부끄러움이 만나
붉은 꽃 한 송이 피워 낼지도, 부끄러워서 아무도 몰래 피어나
아무도 몰래 지는 꽃일지라도. 

그런 바람으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내 마흔 살의 고백들을 세상에 내어 놓는다.

'공선옥의 마흔 살 고백'에서

행복지기 수녀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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