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으면 그렇게 하겠다
-홍문택 신부 지음 ‘오늘은 잔칫날이었습니다’에서-
내가 엄마라면
‘얘! 해가 떴다. 일어나거라’고 얘기하진 않겠다.
‘얘! 저 해 좀 봐라. 부지런도 하지?
벌써 얼굴을 깨끗이 씻고 널 보잖니?
얼굴이 새빨갛지? 부끄러운가 보다‘라고 얘기하겠다.
내가 아빠라면
‘얘! 아빠 구두 좀 닦아라’고 하진 않겠다.
‘얘! 네가 아빠 구두를 닦아 주면 종일 신이 나더라.
빤질빤질한 구두코에 네 얼굴이 비쳐지는 것 같거든.
그래서 흙 묻을라 먼지 묻을라
조심스레 걷게 되지‘라고 얘기하겠다.
내가 혼인미사 해설자라면
‘신자 아닌 분은 영성체 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진 않겠다.
‘세례 받은 신자 분 중에 성체를 영하실 분은
앞으로 나오십시오‘라고 말씀드리겠다.
내가 구멍가게 주인이라면
손님이 문에 들어서자마자
‘뭐 사시겠어요?’라고 묻지 않겠다.
‘날씨가 춥죠? 오늘은 하늘이 참 맑죠?’라는
말을 건네주겠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국민들이 보는 TV카메라 앞에서
‘나 ○○○는’이라고 얘기하지 않겠다.
‘저 ○○○는’이라고 얘기하겠다.
내가 국회위원이라면
의사당 마이크 앞에서 ‘본 의원은...’이라고 얘기하지 않겠다.
‘저는...’이라고 얘기하겠다.
그리고 내가 신부가 아니라면
나더러 좀 더 신부답게 살라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