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2011. 8. 2. 오전 7: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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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별빛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사랑은 고통입니다.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던 것들을

          우리 손으로 허물기를
          몇 번 육신을 지탱하는 일 때문에

          마음과는 따로 가는
          다른 많은 것들 때문에

          어둠 속에서
          울부짖으며 뉘우쳤던 허물들을

          또다시 되풀이하는
          연약한 인간이기를 몇 번 바위 위에

          흔들리는 대추나무 그림자 같은
          우리의 심사와 불어오는

          바람 같은 깨끗한 별빛 사이에서
          가난한 몸들을 끌고 가기 위해
          많은 날을 고통 속에서 아파하는 일입니다.

          사랑은 건널 수 없는
          강을 서로의 사이에 흐르게 하거나

          가라지풀 가득한 돌 자갈밭을
          그 앞에 놓아 두고 끊임없이 피흘리게 합니다,

          풀잎 하나가
          스쳐도 살을 베이고 돌 하나를

          밟아도 맨살이 갈라지는 거친 벌판을
          우리 손으로 마르지 않게 적시며 가는 길입니다.

          그러나 사랑 때문에
          깨끗이 괴로워 해본 사람은 압니다.

          수없이 제 눈물로 제 살을 씻으며
          맑은 아픔을 가져보았던 사람은 압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고통까지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런 것들을 피하지 않고 간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서로 살며 사랑하는 일도 그렇고
          우리가 이 세상을 사랑하는 일도 그러합니다.

          사랑은 우리가 우리 몸으로 선택한 고통입니다.


          -도종환시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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