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운] 개구리 잡던 그 시절..

2011. 6. 23. 오후 2:40:09

글자



개구리 잡던 그 시절  
최명운
  
소학교 시절 방과 후 집에 돌아오면 
으레 사실인 양 양동이 들고 
개구리 잡으러 
들판 풀밭이나 논둑을 헤집고 다녔지
논둑에 올라온 개구리 곁으로 살금살금 다가가
손으로 없어지며 잡던가
회초리로 냅다 휘두르면 
큰대자로 네다리 쭉 뻗어 기절했지

 




장난삼아 바랭이 이파리 뜯어
쭉 뻗은 개구리 배에다 십자로 펼쳐놓고
침을 뱉으면 
벌떡 일어나는 것을 보고 무척 신기해했었지
장마철 비 오는 날 
논배미서 개굴개굴 
해 질 무렵 모기 쫓으려 놓은 
꾸역꾸역 타는 쑥 모깃불 연기 피하려 
이리저리 옮겨 앉는 것처럼
개구리 소리도 꽤 시끌벅적했지

한낮에 잡은 개구리 양동이로 그대로 삶아
씨암탉엔 살만 발라주고 
뒷다리 먹기도 하고
뼈와 국물은 백구에 주었지
개구리 먹고 자란 씨암탉 
날마다 
어린아이 주먹만 한 노란 계란을 낳았고
백구 역시 
엉덩이가 토실토실하게 살이 올랐었어

뱀도 많고 개구리도 많았던 시절
뱀이 큰 개구리를 잡아먹을 때 
입이 찢어지게 들어가고 
배는 불룩 튀어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옛날 그 시절 
세월이 흘러 시골은 도시화로
그런 풍경 이미 사라진 지 오래지만
추억의 단편 
그 옛날을 평생 상기하는 소싯적 파노라마
고향이 그리울 때 이따금 생각날 거야.


도깨비뎐 

率享崔明雲印

 

댓글 1

  • 2011년 6월 24일 오전 8:29

    옛날 생각이 새록 새록 납니다. 그땐 뱀도 안 무서웠어요.

│ 야 │영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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