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찬] 앉은뱅이 밥상 하나가..

2011. 5. 28. 오후 8: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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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뱅이 밥상 하나가 - 서수찬


앉은뱅이 밥상 하나 네 다리 중
흔들리는 다리 하나에 테이프를 칭칭 감아
안 보이는 쪽으로 돌려놓아도
거기 화살처럼 꽂히는 눈들
밥 얻어먹는 내내 내 마음도
테이프를 붙이게 되는데
밥을 다 먹고 난 뒤 밥상이
테이프를 붙인 다리마저 접고
냉장고 뒤에 난 좁은 틈으로 들어갈 때쯤
나는 참았던 울음을 터트린다
뼈다귀만 남은 몸으로 우편물 가방을 메고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이십 년 동안
대림동 구석구석을 돌던 아버지
어깨와 다리에 다닥다닥 붙인
파스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커다란 음식점을 놔두고
냉장고 뒤같은 허름한 골목 분식집으로
밥상이 되어 들어가시는
아버지가 보였기 때문이다

댓글 1

  • 2011년 6월 3일 오전 8:04

    정말 때때론 아무것도 아닌것이 가슴 한 구석탱이를 흔듭니다..항상 소용돌이 안에 주저 앉아 있어도 그저 무심한 한 점 바람이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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