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배암딸기 따러 갔어 소담스럽게 열린 진저리쳐지는 그 붉음 꼭 몇 개는 남겨 두고 오셔 뱀 밥이래 그뜩 그뜩 열린 핏방울 떨이들 사이로 혓바닥 날름히 맛을 느끼곤 오스스 소름 돋아 돌아간다나 그 녀석은 가늣해, 눈빛은 짓이겨진 산딸기 빛깔. 검은 흙을 부수며 자란 딸기밭 만나면 따먹지 말고 돌아가래 나무딸기 보거든 오르려하지 말래 딸기지기가 훔쳐보고 있다고, 와서 물어버린다고 그러대.
할머니는 겁이 없어 항상 산딸기 머루딸기 배암딸기 멍석딸기 죄다 따오시지 그걸 먹으면 몸이 가닐가닐해 등짝이고 다리고 아프게 긁어대지 한참 긁고 나면 손톱아래 딸기 부스러기가 껴있어.
난 이제 산딸기를 못 먹을거야 아마 아빠가 사온 하우스 딸기는 너무 커- 큰 언니 여드름처럼 징그럽게 붉기만 해 할머니 왜 배암한테 들통났어 난 이제 딸기가 싫어 다른 과일 먹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