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찻집에서 - 강희창

2009. 6. 13. 오후 10:45:30

글자
 

 
 
바닷가 찻집에서


                  글. 강희창



     먹이 쪼는 갈매기되어 바닷가 찻집에
     쪼그리고 앉아 새까만 고독을 달여 마신다
     잔이 비워짐에 조금씩 흔들리는 영혼, 그것은
     식어가는 몸 속에 깃드는 온기 같은 것
     정녕 너는 어떻게 사라져 가는 것이냐


     바다쪽, 무수히 반짝이는 은빛 아우성을 들으며
     하늘 끝으로 가물가물 멀어지는 고깃배를 보며
     언제쯤 내 몸이 이 세상에서 식어갈 때에
     나의 영혼은 어떻게 떠나갈 지를 생각한다


     저 아우성치는 바다위로 야트막이 날아
     빛쌀속 은빛 언어들의 노래소리 들으며
     순백의 갈매기 날개깃이 물결 스치듯
     그렇게 그렇게 나의 영혼은 떠나 갔으면


     한 소절 소망을 그윽한 눈빛에 실어 주고
     식어가는 찻잔을 두 손으로 꼬옥 감싸쥔다
     한참 만에 흰 갈매기 하나 아주 날렵하게
     포물선을 그으며 물차고 날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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