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2010. 8. 15. 오전 10: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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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제1독서 요한 시시록 11,19ㄱ; 12,1-6ㄱ.10ㄱㄴ

19 하늘에 있는 하느님의 성전이 열리고, 성전 안에 있는 하느님의 계약 궤가 나타났습니다. 12,1 그리고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 2 그 여인은 아기를 배고 있었는데, 해산의 진통과 괴로움으로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3 또 다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났습니다. 크고 붉은 용인데,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이었으며, 일곱 머리에는 모두 작은 관을 쓰고 있었습니다. 4 용의 꼬리가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휩쓸어 땅으로 내던졌습니다. 그 용은 여인이 해산하기만 하면 아이를 삼켜 버리려고, 이제 막 해산하려는 그 여인 앞에 지켜 서 있었습니다.
5 이윽고 여인이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사내아이는 쇠 지팡이로 모든 민족들을 다스릴 분입니다. 그런데 그 여인의 아이가 하느님께로, 그분의 어좌로 들어 올려졌습니다. 6 여인은 광야로 달아났습니다.
10 그때에 나는 하늘에서 큰 목소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 하느님의 구원과 권능과 나라와, 그분께서 세우신 그리스도의 권세가 나타났다.”


제2독서 1코린토 15,20-27ㄱ

형제 여러분, 20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죽은 이들의 맏물이 되셨습니다. 21 죽음이 한 사람을 통하여 왔으므로, 부활도 한 사람을 통하여 온 것입니다. 22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날 것입니다.
23 그러나 각각 차례가 있습니다. 맏물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다음은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 그분께 속한 이들입니다. 24 그러고는 종말입니다. 그때에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권세와 모든 권력과 권능을 파멸시키시고 나서, 나라를 하느님 아버지께 넘겨 드리실 것입니다.
25 하느님께서 모든 원수를 그리스도의 발아래 잡아다 놓으실 때까지는 그리스도께서 다스리셔야 합니다. 26 마지막으로 파멸되어야 하는 원수는 죽음입니다. 27 사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그의 발아래 굴복시키셨습니다.”


복음 루카 1,39-56

39 그 무렵에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40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42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43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44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45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46 그러자 마리아가 말하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47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48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49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50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51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52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53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54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55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56 마리아는 석 달가량 엘리사벳과 함께 지내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1914년 12월,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의 실험실이 화마로 인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그날 밤, 에디슨은 평생에 걸쳐 심혈을 기울인 발명품들이 일대 장관을 이룬 불꽃 속으로 사그라지는 것을 담담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지요. 훗날 에디슨의 아들 찰스는 그 순간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때 아버지는 이미 67세 노인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눈앞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그냥 그대로 수용하는 분이셨어요.”

다음날 아침, 에디슨은 잿더미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젯밤 화재도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아. 이것 봐. 내가 그동안 만들어 온 오류와 실수를 모조리 깨끗하게 태워 없애지 않았나.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제야 비로소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에디슨은 화재의 열기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축음기 발명에 집념을 불태웠고, 결국 성공했습니다.

에디슨과 같은 상황이 내게 주어진다면 어떠했을까요? 나의 모든 것이 다 없어지는 상황을 과연 수용할 수 있을까요? 그 심각한 상황 자체에 짓눌려 아무 것도 하지 못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에디슨은 그 상황을 오히려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수용했기에 더욱 더 훌륭한 위인으로 기억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교회 안에서도 이렇게 최악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신 분이 계십니다. 그로인해 모든 이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분이시죠. 바로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성모님이십니다. 열다섯이라는 어린 나이에 예수님 잉태소식을 듣게 되지요. 아직 남자를 모르는 상태인데 그것도 당시에는 처녀가 아기를 갖게 되면 돌에 맞아 죽어야만 하는 상황을 어떻게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성령으로 말미암아 아기를 잉태했다고 사람들에게 말한들 과연 믿을까요? 신심 깊은 요셉 성인조차도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어 파혼을 결심하지 않았습니까? 따라서 예수님을 잉태했다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기에 수용하십니다. 바로 엘리사벳 성녀께서 말씀하셨듯이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굳게 믿으신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께서 이끄신 그 모든 상황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시는 성모님이시기에, 오늘 우리가 기념하듯 하늘나라로 직접 불림을 받아 오르실 수 있었던 것(성모승천)입니다.

성모님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내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반성해보았으면 합니다. 주님께서 이끄신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인간적인 관점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주님의 관점으로 생각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때 그 어떠한 상황도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그 상황을 통해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는 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의 완전함보다 현명한 사람의 실수가 자신만의 규칙을 만든다(윌리엄 블레이크).



길이 보이지 않을 때(유관호, ‘씨앗 이야기’ 중에서)

갠지스강의 발원지 고묵에 갔다가 터버번(Taboban)에 올랐을 때였다. 현지인 친구의 도움으로 별 탈 없이 오를 수 있었는데 문제는 혼자 내려오는 길이었다. 타박타박 산 길을 내려가다 보니 길이 두 개로 갈라져 있었다. 한 길을 택해 한참을 가는데 길이 좁아지더니 모퉁이를 돌자 길이 사라졌다. 내려갈 때는 분명히 있을 것 같았는데, 다시 되돌아 나오려니 길이 가파르고 보이지 않았다. 졸지에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디에선가 사람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니 내가 있는 높이의 건너편 산 중턱쯤에 10여 명 정도의 트래킹 그룹이 일렬로 서 있었다. 그중 한 명이 내가 갈 방향을 알려 주었다. “왼쪽으로, 세 걸음!”

‘왼쪽으로? 말도 안 돼.’ 그쪽은 낭떠러지였다.

내가 망설이자 몇 사람이 같이 외쳤다. “왼쪽으로 한 걸음!”

내가 그들을 믿고 용기를 내어 한 걸음을 옮기기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결국 그들은 끈기 있게 나를 설득시켰고 덕분에 다시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몇 발짝 돌아서면 보였을 그 길이 그 순간 내게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대부분 문제에 깊숙이 빠져 있는 나에게는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살다가 길이 보이지 않으면 주저앉지 말고 고개를 돌려 주위를 한 번 볼 수 있는 용기를 내자고 다짐한다. 나를 위해 소리치는 그 말에 귀 기울여 보자고 말이다.

댓글 1

  • 2010년 8월 16일 오후 4:29

    정말 잊을 수 없는 2010년의 성모 승천 대축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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