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며(11/7)

2004. 11. 7. 오전 10: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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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7일 연중 제32주일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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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 마카베오 하권 7,1-2.9-14
그 무렵 일곱 형제를 둔 어머니가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왕에게 체포되어 채찍과 가죽끈으로 고문을 당하며 율법에 금지되어 있는 돼지고기를 먹으라는 강요를 받았다.
그들 중의 하나가 대변자로 나서서 말하였다. "우리를 심문해서 무엇을 알아내겠다는 것입니까? 우리 조상의 법을 어기느니 차라리 죽고 말겠습니다."
[둘째 아들도] 마지막 숨을 거두며 이렇게 말하였다. "이 못된 악마, 너는 우리를 죽여서 이 세상에 살지 못하게 하지만 이 우주의 왕께서는 당신의 율법을 위해 죽은 우리를 다시 살리셔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
그 다음에는 셋째 아들이 또 고문을 당하였다. 그는 혀를 내밀라는 말을 듣자 곧 혀를 내밀 뿐 아니라 용감하게 손까지 내밀면서 엄숙하게 말하였다. "하느님께 받은 이 손발을 하느님의 율법을 위해서 내던진다. 그러므로 나는 이 손발을 하느님께로부터 다시 받으리라는 희망을 갖는다." 이 말을 듣고 왕은 물론 그의 부하들까지도 고통을 조금도 아프게 생각하지 않는 그 젊은이의 용기를 놀랍게 생각하였다.
셋째가 죽자 그들은 넷째 아들을 같은 방법으로 고문하며 괴롭혔다. 그는 죽는 마지막 순간에 왕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는 지금 사람의 손에 죽어서 하느님께 가서 다시 살아날 희망을 품고 있으니 기꺼이 죽는다. 그러나 너는 부활하여 다시 살 희망은 전혀 없다."


제2독서 데살로니카 2서 2,16-3,5
형제 여러분,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고 은총을 베푸시어 영원한 위로와 좋은 희망을 주십니다.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여러분의 마음을 격려하시고 여러분에게 힘을 주셔서 온갖 좋은 일을 하고 좋은 말을 할 수 있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형제 여러분, 마지막으로 부탁합니다. 우리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주님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 속히 퍼져서 찬양을 받은 것처럼 어디서나 그렇게 되도록 빌어 주십시오. 그리고 심술궂고 악한 사람들의 손에서 우리가 벗어나게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모든 사람이 다 신앙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진실한 분이시며 여러분을 강하게 해 주시고 악한 자로부터 지켜 주시는 분이십니다.
주님을 믿는 우리는 여러분이 우리의 명령대로 실행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실행하리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의 마음을 인도하셔서 하느님을 사랑하게 해 주시고 그리스도의 인내를 본받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


복음 루가 20,27-38
그때에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파 사람들 몇이 예수께 와서 물었다.
<"선생님, 모세가 우리에게 정해 준 법에는 형이 결혼했다가 자녀 없이 죽으면 그 동생이 형수와 결혼하여 자식을 낳아 형의 대를 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칠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첫째가 아내를 얻어 살다가 자식 없이 죽어서 둘째가 형수와 살고 다음에 셋째가 또 형수와 살고 이렇게 하여 일곱 형제가 다 형수를 데리고 살았는데 모두 자식 없이 죽었습니다. 나중에 그 여자도 죽었습니다.
이렇게 칠 형제가 다 그 여자를 아내로 삼았으니 부활 때 그 여자는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들고 시집도 가지만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 저 세상에서 살 자격을 얻은 사람들은 장가드는 일도 없고 시집가는 일도 없다.
그들은 천사들과 같아서 죽는 일도 없다. 또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들이기 때문에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다.
모세도 가시덤불 이야기에서 주님을 가리켜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라고 불렀다. 이것으로 모세는 죽은 자들이 다시 살아난다는 것을 분병히 보여 주었다. 이 말씀은 하느님께서 죽은 자의 하느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자의 하느님이시라는 뜻이다. 하느님 앞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살아 있는 것이다."





1995년 4월 북경에서 유엔세계여성회의가 열리기 몇 달 전,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힐러리 클린턴이 방글라데시의 마이샤히티라는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똑똑한 힐러리는 방글라데시 여인들에게 이것저것 질문했지요.

“예, 우리는 이제 자신의 수입이 있어요. 그뿐인가요? 얼마간의 자신도 있답니다. 뭐냐고요? 암소와 닭, 그리고 오리지요. 아이들도 학교에 다니고 있어 기쁩니다.”

방글라데시 여인들의 답을 들은 힐러리는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방글라데시 여인들이 힐러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어요.

“아파(자매님), 당신은 암소가 있나요?” “아뇨, 암소가 없는데요.”

“아파, 당신은 자기 소득이 있나요?” “전에는 변호사 수입이 있었지만, 지금은 남편이 대통령이 되어 돈 버는 일을 접었지요.”

“아이들은 몇 있나요?” “딸 하나에요.”

“더 안 가질 거예요?” “예, 하나나 둘쯤 더 갖고 싶긴 하지만 현재로선 만족해요.”

힐러리와의 인터뷰가 끝나자 여인들은 자기들끼리 이렇게 쑥덕거렸다고 합니다.

“참 안됐네. 힐러리 부인은 암소도 없고, 자기 소득도 없고, 아이도 딸아이 하나뿐이라는군. 쯧쯧! 정말 안 되었어.”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여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이지만, 이 방글라데시 여인들에게는 가장 불행한 여성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 작은 것에도 너무나 많은 것을 간직하고 있다면서 행복해하는 방글라데시 여인들이기에, 오히려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고 판단되는 힐러리에게 동정을 보낼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 행복으로 가득 찬 방글라데시 여인들의 모습을 떠 올리면서 우리들의 모습과 비교를 하여 봅니다.

요즘 우리들의 모습은 남을 동정하기 보다는 오히려 내 자신을 동정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바로 지금 내 자신이 불행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 내가 나를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위치에 있는 사람이 나라고 생각하기에, 남의 고통이나 아픔들을 볼 여유가 없는 것이지요.

이렇게 자기 자신이 기준이 되는 세상에서는 행복이라는 것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불목과 다툼만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그 사실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모세 법에 의하면 죽어서 그 부인은 일곱 형제 중 누구의 아내로 부활할까요?”

이들은 모세 법에 의한다고 하면서 자신의 질문에 힘을 실었지만, 사실 이 부분에 대한 모세의 율법은 부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법은 자식 없이 과부가 된 여인이 그 집안 형제들에게서 자손을 얻어 그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는 권리를 주자는, 불쌍한 과부가 이 세상에서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는 법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억지로 부활이라는 문제와 맞춥니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예수님의 위신을 깎아내리고 자신만을 세상에 들어 높이기 위함이었습니다. 사실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이 예수님께 도전을 했다가 모두 망신만을 당합니다. 이 모습을 본 사두가이파 사람들은 예수님과의 논쟁에서 이겨,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이 못한 일을 자신들이 했다면서 자신들의 이름을 드높이기 위함이었지요.

자기 자신이 세상의 으뜸이라는 생각을 했던 사두가이파 사람들 역시 결국 예수님께 망신을 당하고 맙니다. 왜 그랬을까요? 바로 자기를 들어 높이고, 자기 자리만을 지키려고 했기 때문에 감히 하느님의 아드님과 논쟁을 벌이겠다는 착각까지 간직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꼈던 방글라데시 여인들을 다시금 떠올려 봅니다. 그 여인처럼 작은 것에 행복을 느낀다는 것은 매 순간, 또한 어느 곳에서나 계신 하느님을 느끼면서 기쁘게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에서는 내 자신에게 굳이 집착하지 않고, 오히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여유도 간직하게 됩니다.

이제 우리 역시 작은 것에 깃들어 계신 하느님을 발견해야 합니다. 그래야 행복할 수 있습니다.


예쁜 단풍잎들을 자세히 보세요. 이렇게 작은 것에도 하느님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나는 알았습니다. (존 보우엔)

아기를 지켜보는 엄마를 보았습니다. 그때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아기의 눈동자를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때 신뢰가 어떤 것인지 알았습니다.

무지개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때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바다의 힘찬 파도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때 힘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한 그루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그때 나는 희망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숲 속에서 새의 노랫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때 나는 자유가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사랑하는 친구를 잃었습니다. 그때 나는 슬픔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은하수 펼쳐진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그때 나는 무한이란 어떤 것인지 알았습니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보고 듣고 느꼈습니다. 그때 나는 하느님이 누구이신지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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