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믿음을 더해주십시오
2005. 11. 7. 오전 11:43:23
글자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죄악의 유혹이 없을 수 없지만 남을 죄짓게 하는 사람은 참으로 불행하다. 이 보잘것없는 사람들 가운데 누구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사람은 그 목에 연자맷돌을 달고 바다에 던져져 죽는 편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조심하여라. 네 형제가 잘못을 저지르거든 꾸짖고 뉘우치거든 용서해 주어라. 그가 너에게 하루 일곱 번이나 잘못을 저지른다 해도 그때마다 너에게 와서 잘못했다고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사도들이 주님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하니까 주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다면 이 뽕나무더러 ‘뿌리째 뽑혀서 바다에 그대로 심어져라’ 하더라도 그대로 될 것이다.”
(루가 17,1-6)
◆오늘 말씀의 주제는 용서이다. 예수님 시대의 유다인들은 보통 두세 번 용서하면 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수님은 용서의 횟수를 더 늘려 잡으셨다.
어떤 사람이 자기에게 잘못하고 있는 이웃 때문에 마음 아파하면서 그가 잘못한 것들을 일일이 공책에 적었다. 그리고 자기도 얼마간 잘못한 느낌이 들어 자기 잘못도 써내려갔다. 그런데 상대방이 잘못한 것은 두 쪽밖에 안 되는데 자기 잘못은 세 쪽이나 되었다. 그래서 자기 잘못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를 쉽게 용서할 수 있었다.
용서하기 어려운 것은 상대방 잘못에 더 큰 비중을 두기 때문이며, 또 자기가 받은 상처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느님을 닮으려면 먼저 용서하라’는 말이 있다. 용서는 ‘신적 사랑’이기 때문이다.
용서는 자신에게 베푸는 자비요, 상처받은 자신을 사랑하는 치유 행위이다.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지 않고 미움과 증오심을 갖게 되면 그로 인해 더 큰 상처만 생긴다. 예수님은 당신을 십자가에 못박은 사람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셨다. 우리도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서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하고 기도한다.
우리는 하느님에게 평생 갚을 수 없는 용서를 받은 사람들이다. 바로 그 때문에 이웃을 용서해야 하는 빚을 지고 있다. 만일 우리가 용서하지 않으면 이미 받은 하느님의 용서도 언제까지나 유보된 채 남아 있게 될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순간마다 용서를 청하는 우리 마음과 회개하는 마음을 보시고 너그러이 용서해 주신다는 것을 생각하며 우리에게 상처 준 사람에 대해서 조건 없이 용서하는 사랑을 나누도록 하자.
오창일 신부(부산교구 월평동 천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