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눈이 오나 어제 오후 내내 기다렸는데,
비네요,여름비처럼 푸지게도 온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여선생님들 중에는 집안의 실질적 가장이신 분들이 심심찮게 있습니다.
직장 잘 다니다 박사 과정을 하겠다고 늦은 공부를 시작한 남편.
조직 체질은 아닌 것 같다며 창업 구상 중인 남편.
잠깐 쉬고 싶다 해 놓고 몇 년간 재취업 안하는 남편.
어떤 점쟁이가 K선생님께, 팔자 참 세다... 했답니다.
따지기 좋아하는 K선생님..
"남들 다 부러워하는 녹봉 먹고 크게 부족한 거 없이 먹고 살고,
자식 있고, 남편 있고.. 이만하면 팔자 좋지요.." 했더니,
그 점쟁이 할머니가 그러시더랍니다.
"여자가 집에서 펜안히 살림 꿰차고 앉았지 못하고,
사방팔방 허리 꼬부러지도록 일판에 나가서 벌어 먹는 게
네 눈엔 팔자 좋아 보이더냐.."
Y선생님,
어제가 남편 되시는 분 생일이었답니다.
뭘 선물하나 고민하던 선생님은
요 몇 달 월급 못가져오면서도
염치가 없어선지 한 번도 용돈 달라고 못하는 남편이 안쓰러워서
현금 100만원을 빳빳하게 찾아,
"당신이 돈은 벌지만,
당신 위해 맘 놓고 써본 적은 없지요?
이거 적지만,
그 동안 하고 싶었던 거 하고,
남으면 친구들이랑 맛있는 것도 먹고..
당신 위해 아끼지 말고 쓰세요..
꼭 당신 위해서만.
-배뿔뚝이 마누라-"
라고 적힌 메모와 함게 베개 밑에 넣어 두었다네요.
Y쌤이 베개 밑을 보라 하고 씻으러 갔다 와보니..
남편.....................
울고 있더랍니다..
반은 웃으면서.
살면서, 당신 미워할 일 생겨도 미워할 수 없겠다고,
오늘 일, 당신 마음 잊지 않고 살겠다고 하면서
울더랍니다..
부부로 사는 일,
그런 것인가 봅니다.
네 상처에 내가 곪고
네 엷은 웃음에 난 한달이 신나고
네가 기댈 때 난 뼈라도 발라내어 폭폭한 베개가 되는.
그런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