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펌) - 주말 선물 이야기입니다.

2004. 12. 11. 오후 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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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혹시 눈이 오나 어제 오후 내내 기다렸는데,

비네요,여름비처럼 푸지게도 온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여선생님들 중에는 집안의 실질적 가장이신 분들이 심심찮게 있습니다.

직장 잘 다니다 박사 과정을 하겠다고 늦은 공부를 시작한 남편.

조직 체질은 아닌 것 같다며 창업 구상 중인 남편.

잠깐 쉬고 싶다 해 놓고 몇 년간 재취업 안하는 남편.

어떤 점쟁이가 K선생님께, 팔자 참 세다... 했답니다.

따지기 좋아하는 K선생님..

"남들 다 부러워하는 녹봉 먹고 크게 부족한 거 없이 먹고 살고,

자식 있고, 남편 있고.. 이만하면 팔자 좋지요.." 했더니,

그 점쟁이 할머니가 그러시더랍니다.

"여자가 집에서 펜안히 살림 꿰차고 앉았지 못하고,

사방팔방 허리 꼬부러지도록 일판에 나가서 벌어 먹는 게

네 눈엔 팔자 좋아 보이더냐.."

 

Y선생님,

어제가 남편 되시는 분 생일이었답니다.

뭘 선물하나 고민하던 선생님은

요 몇 달 월급 못가져오면서도

염치가 없어선지 한 번도  용돈 달라고 못하는 남편이 안쓰러워서

현금 100만원을 빳빳하게 찾아,

"당신이 돈은 벌지만,

당신 위해 맘 놓고 써본 적은 없지요?

이거 적지만,

그 동안 하고 싶었던 거 하고,

남으면 친구들이랑 맛있는 것도 먹고..

당신 위해 아끼지 말고 쓰세요..

꼭 당신 위해서만.

-배뿔뚝이 마누라-"

라고 적힌 메모와 함게 베개 밑에 넣어 두었다네요.

 

Y쌤이 베개 밑을 보라 하고 씻으러 갔다 와보니..

남편.....................

울고 있더랍니다..

반은 웃으면서.

살면서, 당신 미워할 일 생겨도 미워할 수 없겠다고,

오늘 일, 당신 마음 잊지 않고 살겠다고 하면서

울더랍니다..

 

부부로 사는 일,

그런 것인가 봅니다.

네 상처에 내가 곪고

네 엷은 웃음에 난 한달이 신나고

네가 기댈 때 난 뼈라도 발라내어 폭폭한  베개가 되는.

그런 것.

 

 


                                               

 

댓글 3

  • 2004년 12월 11일 오후 6:52

    40대에 어깨로 받치고 갈 삶의 무게를 비로서 느꼈습니다. 군대시절 봉체조 할 때, 함께 어께로 밀면 가벼웠을 그 봉이 나 하나의 요령으로 모두 힘들었던 것은 아닌지...

  • 2004년 12월 12일 오전 12:40

    제가 잘 하는 건 배우자가 못하고, 배우자가 잘 하는 건 제가 못하고... 그래서 우리 주님은 혼인성사의 은총을 주셨나 보네요.

  • 2004년 12월 12일 오전 1:32

    부부란 고운정 미운정 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사랑했기에 사노라면 허물없이 나눌수 있는 마음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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