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푸르고 구름이 높던날,
좋은 사람 열 여섯이서 도봉에 올랐습니다.
늦은 아침 10시,
도봉산역에 다다르니 반가운 얼굴들이 환한 웃음으로 반깁니다.
둘이서, 셋이서.... 마당바위를 지나 자운봉을 바라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서도
도란도란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들이 향기처럼 피어 오릅니다.
그렇게 두 시간을 훌쩍 넘어
한 걸음, 한 걸음 힘들게 오른 곳은 신선대.
눈을 감고 두 팔을 활짝 펴면 한 마리 학이 되어 날아 오를 듯 합니다.
사방을 에두르며 눈이 시리게 가득 펼쳐진 서울,
그곳에 내 그리운 사람들이 모여 살고
저~만치 우이암이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으로 다가와
가만히 그 잔등에 얼굴을 묻고 싶습니다.
행복은 아주 작은 것에서 오는 것.
양지 바른 곳을 찾아 구미구미 펼쳐 놓은 점심은 잘 차려진 잔칫상이 부럽지 않은 데
그 속에서 여섯 오래비와 열 명의 고운 누이들의 행복한 웃음 소리가
바람을 타고 하늘로 하늘로 피어 오릅니다.
물기 마른 계곡으로 하얀 바위를 징검다리 삼아 내려오는 길
햇살을 너울처럼 드리우고 물든 새빨간 단풍들은 한 폭의 수놓은 비단입니다.
저물어 가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이렇게 우리는 가을을 보았고
가슴에 맑고 빛나는 별을 하나씩 품고 꿈을 꿉니다.
모두의 가슴에 물드는 그 깊은 가을날의 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