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으로부터의 사색

2005. 9. 11. 오전 1: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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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1941년 경남 밀양에서 출생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숙명여대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대전. 전주 교도소에서 20년간 복역하다가1988년 8.15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89년부터 성공회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한국사상사등을 강의하고 있다. 1998년3월 출소후 10년만에 사면복권되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숙대에서 강의를 하다 육사에서 교관으로 있던 엘리트 지식인이었던 신영복 교수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도 받고 20년동안 복역을 하게 된다. 76년부터 88년까지 감옥에서 휴지와 봉함엽서 등에 깨알같은 쓴 가족에게 보냈던 편지들을 묶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큰 고통 속에 있는 인간이 가슴 가장 깊은 곳에서 길어올린 진솔함으로 가득한 산문집이다. 이후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등에서도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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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 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가지 스무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 해 버리는 결정적인 사실-여름 징역은 바로 옆 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 사람을 단지 37  의 열 덩어리 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중의 형벌입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미워한다는 사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더우기 그 미움의 원인이 자신의 고의적인 소행에서 연유된 것이 아니고, 자신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라는 사실은 그 불행을 매우 절망적인 것으로 만듭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미워하는 대상이 이성적으로 옳게 파악되지 못하고 말초 감각에 의하여 그릇되게 파악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증오의 감정과 대상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자기 혐오에 있습니다.

 

 

(1985년 8월 28일, 대전교도소에서 계수씨께 보낸 귀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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