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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던 고향집 곁에는 미나리꽝 두 개가 나란히 나란히 어깨동무를 끼고 있었다 해마다 땡겨울이 다가오면 나와 동무들은 미나리꽝을 학교운동장 삼아 앉은뱅이 스케이트를 타고 팽이를 치며 놀았다 간혹 꽁꽁 언 미나리꽝이 깨져 메거지를 잡는 아이들도 있었다 기다리던 봄이 다가오면 미나리꽝은 거머리와 마을 아낙네들의 차지였다 아버지는 금방 베낸 그 싱싱한 미나리를 안주 삼아 미나리빛 댓병 속에 든 소주를 홀짝홀짝 비워냈다 어머니는 빛깔 좋고 통통한 생미나리는 식초에 잠시 담궜다가 저녁 밥상에 쌈으로 올리고 떨거지 미나리는 살짝 삶아 조물조물 나물로 무쳤다 고향집의 봄은 늘 미나리와 함께 다가왔다 벚꽃이 살짜기 피어나는 오늘은 미나리가 몹시 그립다 향긋한 생미나리를 된장에 콕 찍어 먹으면 겨우 내내 찬바람만 쌩쌩 날리던 그 가시나와의 사랑도 금방 이루어질 것 같다 봄미나리, 너를 쌈으로 싸서 먹으면 나보다 더 힘들고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 이리저리 찌그러진 수많은 꿈이 여기저기 파랗게 돋아날 것만 같다 - 이소리, '미나리꽝 앞에 서면' 모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