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 베어벡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이 26일 휴가를 마치고 입국하면서 한국 축구는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다음달 있을 대만과의 2007년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아시안컵) 예선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과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등 굵직굵직한 대회를 치르게 될 베어벡 감독은 자신의 지도력과 함께 한국 축구의 가능성을 점검받게 된다.
베어벡 감독은 입국 하루 전인 25일 2002년 이전부터 함께 호흡하며 친숙한 홍명보 코치와 압신 고트비 코치를 코칭스태프에 합류시켜 이전의 진용을 흐트러짐 없이 이어 놓았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한국 축구를 이끌 것이며 훗날 한국 축구팬들에게 어떤 지도자로 기억될까
‘유명’보다 ‘무명’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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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핌 페어베르크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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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윤수 |
독일월드컵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서둘러 선임된 베어벡 감독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 그 중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내용은 국가 대표팀 감독 경험이 없는 그가 ‘과연 잘 해 낼 수 있을까?'하는 것이었다.
네덜란드에서 FC 그로닝겐과 PSV 에인트호벤의 2군 감독을 역임하고 일본 교토 퍼플상가 감독 등을 지냈지만 국가대표 감독을 맡을 만큼의 역량과 자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오랜 시간 감독을 보좌하는 역할만 해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이끌어나가는데 익숙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베어벡 감독의 잠재력이 지금 한국 축구엔 더 어울릴 수도 있다.
히딩크 감독 이후 한국을 거쳐간 감독들은 모두 감독으로서 경험과 능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은 베테랑들이었다. 히딩크 감독이나 아드보카트 감독은 두 말 할 나위도 없는 세계적인 명장이고 코엘류 감독도 한국 축구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했지만 분명 훌륭한 감독이었다.
이런 감독들은 수십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자신만의 우직한 축구 철학을 갖고 있다.
이런 감독들은 대표팀은 물론이고 클럽팀을 맡아도 그 팀이 갖고 있던 고유의 색깔 대신 자신의 축구철학과 연결된 새로운 스타일을 입히려고 한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팀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축구는 그동안 감독이 바뀔 때마다 팀 전술의 변화부터 시작해 혼란스러운 변신을 해야만 했다. 포백과 스리백을 오가며 수비 라인에 대한 점검부터 다시 받았고 이런저런 실험으로 과도기를 거쳐야 했다.
한국 축구는 아직도 특화된 색깔 없이 표류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또 다른 명장을 불러와 그 감독에 맞는 새로운 실험을 한다면 이는 한 번 더 성장해야 할 한국 축구에 방해요소가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베어벡 감독은 '초보 감독'이기에 한국 축구의 현실에 맞는 창의적이고 현실화된 전술을 구현할 수 있다. 자신의 축구 철학을 입히는 대신 한국 축구에 맞는 특화된 전술을 찾는 길을 선택할 수 있다.
게다가 한국 축구의 특성과 색깔을 잘 알고 있고 선수 파악도 어느 정도 돼 있어 급격한 변화에 따른 혼란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보다 멀리 보고, 그에게 걸어보자
대한축구협회는 베어벡 감독을 선임하면서 ‘보다 먼 미래를 보고 차분하게 그를 지원하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제발 이번만큼은 그 말이 지켜질 수 있도록 단단히 마음을 먹었으면 한다.
대표팀 코칭 스태프 구성의 1차적인 책임을 갖고 있는 협회의 무능력을 탓하기 전에 감독에게 비난의 화살을 쏘았던 언론과 축구팬들의 잘못도 컸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한다.
베어벡 감독 선임의 목적은 12월에 있을 아시안게임도 내년 7월에 열릴 아시안컵도 아니다. 그렇다고 베이징 올림픽은 더더욱 아니다. 보다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한국 축구와 함께 고민하고 함께 발전해 주길 원하고 있다.
한국 축구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문이 아니더라도 2000년대 초·중반 주축을 이뤘던 선수들에서 벗어나 이제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하고 육성해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해야 한다.
세대교체가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꾸준히 정진하는 길밖에 없다. 더 깊고 먼 곳부터 고치고 바꿔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눈앞의 문제점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
끈기와 기다림으로, 그리고 진심 어린 격려와 질책으로 새로운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믿어야 한다.
페르베이크 감독이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게 될 2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그리고 2년 안에 대표팀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감독은 세상에 없다. 더 멀리 바라보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야 한다. (펌글)
다음은 축구대표팀 소집 명단
▲골키퍼 - 정성룡, 김용대, 김영광, 성경일
▲수비수 - 조병국, 조성환, 조용형, 정인환, 김진규, 김영철, 이강진, 조원희, 장학영, 오범석, 김동진, 송종국, 양상민,
▲미드필더 - 백지훈, 김두현, 김동석, 김정우, 김남일, 김상식, 권집, 이호, 이을용,이종민, 이관우
▲공격수 - 안정환, 조재진, 최성국, 정조국, 이천수, 박주영, 서동현, 신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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