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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선수들이 가장 기쁠 때는 역시 골을 넣었을 때일 것이다. 축하해 주는 동료들을 잠시 뿌리치며 이 순간만은 혼자 맘껏 느껴 보고 싶은 심정으로 세리머니를 펼친다. 축구선수들이 펼치는 멋진 행위예술이기도 한 세리머니에는 각자의 개성이 녹아 있다. 관중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선수들의 세리머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브라질의 베베토가 골을 넣은 후 아기 어르기 세리머니를 했다다. 독특한 그 동작은 베베토가 대회전 아이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 한국-이탈리아전에서는 3골이 터졌는데 가장 멋진 세리머니는 한국에서 나왔다. 전반 18분 이탈리아 스트라이커 비에리(AS 모나코)의 골로 패색이 짙던 한국은 후반 종료 직전에 터진 설기현(울버햄튼)의 천금같은 골로 동점을 만든다. 골이 확인되는 순간 포효하는 설기현의 세리머니는 그동안 부진으로 쌓였던 모든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푸는 것이었다. 아마 그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설기현과 같은 폼으로 포효했을 것이다. 그리고 연장전 골든골을 넣은 안정환(뒤스부르크)은 그 유명한 반지 세리머니를 펼쳤고, 안정환의 부인은 뭇여성들의 부러움을 산다. 반지에 키스하는 세리머니는 스페인의 스트라이커 라울 곤잘레스(레알 마드리드)도 한다. 또 안정환 하면 한일월드컵 미국전의 ‘쇼트트랙 세리머니’가 있다.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안정환이 동점골을 넣자 한국 선수들은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아폴로 안톤 오노가 할리우드 액션으로 김동성의 금메달을 빼앗았던 장면을 다시 보여줬다. 세계인이 지켜보는 경기에서 오심에 항의하는 뜻을 담은 의미있는 세리머니였다. 이때 이천수는 오노 역을 맡았다. 골을 넣은 선수의 세리머니에 결코 뒤지지 않았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환호에 찬 어퍼컷 세리머니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백미였다.
축구 천재라 불리는 FC 서울의 박주영은 골을 넣은 후 두 팔을 벌리며 잠시 뛰다가 기도 세리머니를 하는데 이는 자신이 믿는 종교와 관련이 있다. 그럼 나날이 성장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어떤 세리머니를 할까. 박지성은 골을 넣은 후 손가락을 입에 대며 '쉿!' 하는 동작을 한다. 그건 “자, 조용히 하고 여기를 주목해라. 바로 내가 넣었다!”는 뜻은 아닐까? 2002년 한일 월드컵 포트투갈전에서 결승골을 넣고 히딩크에게 달려가 안기는 장면도 기억에 선하다. 한국선수들은 포르투갈전을 승리로 장식한 후 응원을 해준 관중들을 향해 다 같이 슬라이딩 세리머니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영표와 토트넘 홋스퍼에서 함께 뛰고 있는 아일랜드 출신의 로비 킨은 활 쏘는 동작의 세리머니를 한다. ‘꽈우떼목’이라 불리는 멕시코 축구선수 블랑코도 이 활 쏘는 동작을 주로 하는데 꽈우떼목은 고대 아즈테카 제국의 마지막 황제 이름이라고 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특이한 헤어스타일을 선보인 브라질의 호나우도(레알 마드리드)는 골을 넣은 후 손가락을 흔드는 일종의 '삿대질' 세리머니를 한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뒤 일곱 바퀴 반을 돈 일명 덤블링 세리머니로 유명한 나이지리아의 줄리어스 아가호아(도네츠크)도 독특했다. 남을 의식한 멋진 세리머니도 좋지만 기쁨을 가감없이 표현하는 가장 원초적인 세리머니가 가장 감동을 준다. 이번 독일 월드컵에선 어떤 선수의 어떤 세리머니가 입소문을 탈 지 기대된다. |
멋지게 한골 넣고 멋진 세레모니 한번 해보자구요!

위창남(cfhit)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