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가 사실상의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결승전을 이번 토요일 저녁 8시 45분(한국시간)에 치른다. 최근 '박지성 비웃는 자는 결국 바보될 것'이라는 글을 보내왔던 영국 일간지 < 가디언 > 의 사이먼 번튼 기자가 이번에는 EPL의 뜨거운 주말에 대한 컬럼을 보내왔다. = 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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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이 얼마나 흥미진진한 주말이 될 것인지는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각각 열리는 두 경기에서 올 시즌에 걸려 있는 두 개의 상의 향방이 결정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토요일에 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첼시 원정 경기와 다음 날 오후 애스턴 빌라의 에버튼 원정 경기는 그 중요성 외에도 다른 공통점이 있다.
그건 바로 상반된 스타일의 맞대결이 펼쳐진다는 점이다. 파란 색 유니폼을 입은 두 팀은 비교적 경직된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그들이 상대할 팀들은 개인기를 마음껏 발휘하는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율적인 공격 축구를 구사한다.
조세 무리뉴 감독 시절에도 첼시의 경기는 재미 없었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 구성한 그들의 스쿼드는 재능있는 선수들로 넘쳐났지만, 뭐랄까, 지나치게 조직적이었다. 데미언 더프, 아르옌 로번, 조 콜, 숀 라이트-필립스 등 드리블의 귀재들이 많았지만 그들 중에서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성공한 선수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스타 선수들은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긴 했지만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 파괴적인 스트라이커 디디에 드록바, 그리고 마이클 에시엔, 클로드 마켈렐레, 프랭크 람파드 같은 미드필더들이 그랬다. 중립적인 팬들은 싫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결국 짜증난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무리뉴를 해임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대부분의 팬들은 리그 타이틀을 두 번이나 차지한 그들의 팀에 대해 불평하지 않았다. 올 시즌에 지휘봉을 잡은 이스라엘의 아브람 그랜트 감독은 더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아직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서포터들 사이에서 인기도 없다. 무리뉴가 떠난 게 그의 탓이라고 생각하는 팬들이 많다. 그러나 첼시는 토요일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물리치면 우승을 차지할 수도 있으며, 그럴 경우 이번 우승은 과도기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무리뉴가 기록한 두 번의 우승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업적이 될 것이다.
물론 첼시가 진다면 맨유가 다시 우승을 차지하게 되며, 무승부가 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올드 트래포드에서 프리미어 리그 트로피의 행진을 보게 될 것이다. 영국의 중립 팬들 대부분은 올 해 맨유가 타이틀을 차지하길 바라는 것 같다. 그건 올 시즌 지구상 최고의 선수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합당한 보상이 될 것이다.
한편 일요일에는 애스턴 빌라가 에버튼을 방문하는데, 빌라는 프리미어 리그에 할당된 유일한 UEFA컵 진출권을 차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홈팀을 꺾어야 한다. 에버튼은 올 시즌 내내 5위에 올라 있었기 때문에 그 티켓이 이미 그들의 것이라고 생각할 만 하다. 최근까지만 해도 에버튼은 4위를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에버튼도 그들의 스트라이커 앤드류 존슨(부상 공백이 있긴 했지만)과 야쿠부 아예그베니의 능력에 의존하는 탄탄한 전력을 갖춘 팀이다. 하지만 올 시즌 좋은 시작에도 불구하고 지난 겨울부터 부진에 빠졌던 빌라는 막바지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빌라는 악몽 같은 3월을 보냈다. 아스널 원정에서 이기고 있다가 막판 동점골을 허용하며 비겼고, 미들즈브러전 무승부 이후 포츠머스, 선더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4-0 완패를 당했던 그 맨유전이 보약이었던 것 같다. 그들은 최근 세 경기에서 각각 4-0, 6-0, 5-1 승리를 거뒀고 리그 우승 후보들 다음으로 가장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준 팀이 됐다.
마틴 오닐은 잉글랜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감독들 중 한 명이며, 셀틱과 레스터 시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 빌라에 부임했을 때 그의 성공은 이미 예상되어 있었다. 그는 인상적인 스쿼드를 구성했지만, 지금으로선 5위 이상을 노리기엔 선수층이 너무 얕다. 올 여름에 좋은 선수들을 몇 명 보충하면 챔피언스 리그 진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애슐리 영은 호날두와 페르난도 토레스만 아니었다면 올해의 신인 선수상을 차지했을 거다. 발 빠른 가브리엘 아그본라호와 영리한 미드필더 개럿 배리(올 여름 리버풀의 영입 대상이라는 소문이 있지만 빌라와 계약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스쿼드의 핵심에 있는 잉글랜드 선수들이다. 지난 주말 중부 더비에서 빌라가 버밍엄을 대파하는 모습을 관중석에서 지켜본 파비오 카펠로 감독에겐 그들이 대표팀에서 쓸만한 존재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이번 주말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에버튼이 승리를 거둔다면 상위권의 순위 다툼이 싱겁게 끝나버릴 것이기에, 첼시와 빌라가 이기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얼마나 재미있는 축구를 하느냐에 따라 리그 순위를 매긴다면, 맨유와 빌라의 스릴과 기술을 따라올 경쟁자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글 : 사이먼 번튼 (영국 < 가디언 > 축구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