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들어와서 바로 다음날..
고조할머니 제삿날 저녁 고모님들과 온가족이 모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종교에 관한 이야기가 화두로 등장하고..
아시다시피.. 저희 가족은 성가정이 아닌 뿔뿔이 가족 >_<
오빠랑 저만 카톨릭.. 할머니는 불교이시고, 고모님중에 기독교시거나 다른 쪽 믿음 가진 분들도 계시고..
부모님은 무신론..
기독교에 열심히신 고모님께서 할머니에게 교회에 다니지 않으시면 천국 못가신다면서 할머니를 설득하려고 하셨죠. 나중에 고모만 천국가고 우리 모두 다 지옥에 있으면 고모가 맘이 아파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그치만 수십년 들어오신 말씀이라 할머니는 묵묵부답.
그 와중에 우리 어머니께서 "우리집은 동인이랑 서인이랑 모두 성당에 다녀요."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기독교보다는 카톨릭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넌지시 말씀을 건네셨죠. 어머니께서도 할머니 돌아가시고 나면 성당에 다니시겠다고 전부터 말씀은 해오셨거든요. 차일피일 미루시는 것 같아.. 언제 한번 단단히 맘먹고 금식기도 올리면서 주님께 우리 가족 모두 성당에 갈 수 있도록 믿음을 갖게 해주십사 간청해보려고 하던 참이었어요.
그리고는 그냥 며칠이 흘렀어요.
할머니댁에 가서 같이 텔레비전을 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할머니가 대뜸 "우리 동인이 어디로 다니니?" 이러시는거에요. 그래서.."어디로 다니다뇨? 회사?" 이렇게 다시 여쭤봤더니.. "아니 교회 같은거.." 하시더라구요. 할머니가 제삿날 저녁에 오빠가 성당 다닌다는 말을 들으셨던가봐요. 그러시면서 "나는 우리 동인이가 가는 데로 갈란다!" 하시는거에요. 오우.. 마이..갓!!! 기도도 안했는데 이런 은혜로운 일이 -_-;;;;
그래서 제가 반색을 하면서.. "할머니, 그럼 언제부터 가실거에요? 이제 곧 교리 공부 시작한다던데.. 그때 맞춰서 가시면 되겠다!" 했더니..
....... 할머니 말씀이...;;;;;; "초파일 지나고부터 갈란다.."
얼마나 웃었던지 >_< ㅋㅋㅋ
마지막까지 부처님께 최소한의 의리를 지키시는 우리 할머니... 너무 멋지신거 같아요..ㅋ
할머니가 맘 정하시니까 아버지 어머니 모두 자연스럽게~
저는 정말 하느님 사랑.. 편애라고 할만큼 듬뿍 받는 아이 같아요.. ㅋ 금식할 기회도 안주시고..아흑..ㅠ.ㅠ
하느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