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면서 또다시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 왔다.
특히 가을에 들어 오면서 더욱 심해지는 비염은 앓아 보지 못 한 사람은
그 심각한 상태를 이해하지 못하리라.....
콧 물을 훌쩍이며 몇 해전의 일이 생각이나 혼자 입가에 웃음이 배어 나온다........
요 며칠전 나는 수술을 당했다.
확실히 수술을 당했다는표현이 옳다. 6월 말쯤 코감기가 오랫동안 지속되어 굉장히 고통스러웠다.
더 정확히 말해서 엘러지성 비염이었다.
먼지를 마시거나 기온차가 심해지면 발병하고 적어도 1년에 한 두번 쯤은 고생을 해야 하는데 보통 3일에서
길면 일주일 정도 콧물과 재채기로 고통을 당하는데 요 번에는열흘이 지났는데도 점점 더 심해 지면서
나를 괴롭혔다.
마침 속초의 이비인후과의사중에서 `ㅅ'원장을 잘 아는터라 시간을 내어 진찰을 받았다.
조금 심한 편이지만 약물 치료를 받으면 좋아 질거라며 주사와 약을 주었다.
벽에 붙은 안내문을 보니 코골이 레이져수술이라는 글자가 내눈에 확 들어 왔다.
가끔 술을 마시거나 피곤할때 내 코골이가 도가 지나쳐 남들에게 피해가 가고
내자신도 코를 많이 골았을 때는 피곤이 가시지않고 어떤 책에서는 단명(短命)의원인이 된다는것을
읽은적이 있어 물어 보았더니 활짝웃으며 간단한 수술이라며 적극 권장 했다.
입을 벌려 보라 그러더니 연구개,목젖부분이 많이 늘어 져서 그렇다며 당장 내일 아침 11시에 수술하자며
조금 아프지만 다들 하는 수술이니 별걱정 하지말고 오란다.
수술비도 저렴하게 받는 다며 맘씨좋게 생긴 넉넉한 몸집에 어울리게 사람을 편안하게 해준다.
`그래 맨날 아내가 코곤다고 구박을 하는데 며칠 고생 쯤이야. 레이져로 한다니까큰 고통도 없을것이다.
' 가볍게 생각하고 다음날로 약속 했다.
지금 까지 남(동물)에게만 수술을 해 보았지 내자신이 수술을 받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도 긴장이되었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비장한 (?)표정으로수술을 받기로 했다고 전하고 `ㅅ'원장이 말한대로
크게 걱정할것 없다고 전해 주었지만 꼭 자기 때문에 수술하는것 같다며
앞으로 참고 들어 줄 테니 지금이라도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그만두라는 것이다.
내가 이수술을하겠다면 크게 반길줄 알았더니 막상 수술이라니 그래도 조금 겁을 먹은모양이다.
다음날 아침, 담담하게 병원문을 두드리고 나의 아름다운 엉덩이는 간호사 언니들의
무자비한 주사기로 융단 폭격을당하고
내 입천정은 몇번의 마취 주사로얼얼한 상태에서 몇가지 주의 사항을 들은뒤
본격 적인 수술로 들어 갔다.
고기 타는 냄새와 더블어 나의 목젖부분의 연구개는 레이져로 지져버리는것이 아닌가.
말이 레이져이지 불에 달군 인두로 태워 버리는 느낌이 들면서
이것이 간단한 것이 아니라는생각이 퍼득 든다
.약 30분정도 나의 입천정을 지저댄다.
전쟁의 포화 처럼, 거북선의 입처럼 내 입에서는 무수한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다 되었소"
`ㅅ'원장은 전쟁의 승리자 처럼 전리 품을 내놓는다.
쟁반위에 빨간, 앵두보다조금 큰 내 목젖이 나를 원망하듯 떨어져 있다.
"옛날에는 약 3주간 입원해서 튜브를통해서 음식을 섭취 했는데
요즘은 한 두시간 휴식을 취 했다가퇴원 해서 열흘 정도만 죽을 먹으면 될 거요.
오늘은 미음을 드시고앞으로 뜨거운것은 피하고 얼음과 아이스크림을 항상 입에 달고 다니시오.
보통 출혈이 많은 편인데 피가 한방울도 않나오네.
몸에 피가 없는거아니오??"
농을 해 가면서 주의 사항을 일러 주었다
.3 ~ 4일 이면 될거라고 생각 했는데열흘 동안이나 죽을 먹어야 한다???
아직 얼얼한 입안 덕에 정신을 가다듬기위해노력하며
개구장이 천사 같던`ㅅ'원장의 웃음이 이젠 엄격한 교장 선생님같은 모습으로 변하고
내 자신은 말 잘 듣는 초등부 학생이 되어 버렸다. 나는 이미 기가 확 죽어 있었다. <계속>
